[인터뷰] 조성진 "처음엔 잠이 덜 깼나 싶어..모차르트 초연, 영광이자 기쁨"

한민용 기자 2021. 1. 30.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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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년 잠든 모차르트를 깨워낸 손끝..피아니스트 조성진
"유머·위트에 서정성도..모차르트의 재기발랄 느껴"
"준비기간 6일 정도뿐..2분짜리 곡, 5시간씩 연습"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뉴스룸'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한민용


[앵커]

이번 주말부터 문화초대석을 다시 시작합니다. 코로나로 모두가 지친 요즘, 작은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준비했습니다. 지금 들으시는 곡은 250년 가까이 숨겨져 있었던 모차르트의 곡, 알레그로 d장조입니다. 마치 모차르트가 코로나로 지친 우리에게 선물이라도 하듯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곡이 깨어났는데요. 지난 1월 27일 모차르트의 265번째 생일날,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이 곡을 처음으로 연주한 주인공이죠. 피아니스트 조성진 씨를 화상으로 연결하겠습니다. 지금 룩셈부르크에 계신데, 많은 분들이 정말 반가워하실 것 같습니다. 조성진 씨 안녕하세요.

[조성진/피아니스트 : 안녕하세요.]

[앵커]

네. 2016년에 이어서 18년, 뉴스룸과는 벌써 세번째 인터뷰입니다. 앞선 두 번은 손석희 앵커와 하셨고, 저와는 처음이시죠. 이렇게 시간 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이번 공연 이후 방송에 나오시는 게 저희가 처음인 것으로 제가 알고 있어서, 많은 분들이 정말 궁금해 하는 질문 먼저 드려야할 것 같습니다. 모차르트의 곡을 세상에서 제일 먼저 연주한다는 건 어떤 느낌인가요?

Q. 모차르트의 숨겨진 '악보'…세계 첫 연주란?

[조성진/피아니스트 : 살면서 모차르트의 곡을 제가 초연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상상은 해본 적도 없었고, 아마 초연할 수 있는 연주자가 그렇게 많지는 않으리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그래서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 굉장히 놀랐고, 되게 기뻤고 영광스러웠어요.]

[앵커]

세계 최초로 연주해달라는 제안을 딱 받았을 때는 어떤 생각이 좀 드셨어요? 저 같으면 이 악보가 정말 모차르트 것이 맞나? 라고 좀 살짝 의심도 했을 것 같은데요.

[조성진/피아니스트 : 제가 사실 연락을 받았을 때 낮잠을 자고 있었는데요. 일어나 가지고 메시지를 확인하고 약간 잠이 덜 깼나? 그랬는데, 다시 제대로 읽어보니까 모차르트 곡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딱히 의심은 안 했는데, 모차르트 악보를 그 받아보고 아, 진짜 모차르트가 쓴 게 맞구나 생각, 확신이 더 들었던 것 같아요.]

[앵커]

왜 확신이 좀 더 드셨어요?

[조성진/피아니스트 : 말로 표현하기 힘든 그런 모차르트만의 그런 특징? 음악적 특징을 잘 느낄 수 있었고, 악보만 봤어도 그랬고, 직접 연주해보니까 정말 그 모차르트 초기 작품의 느낌을 많이 받을 수 있어서 확신이 들었어요.]

[앵커]

연주하실 때 보니까 입꼬리가 이렇게 올라간 웃는 모습도 보이고, 아주 즐거워 보이셨어요. 조성진 씨가 공연 중에 이렇게 웃는 건 아주 드문 장면이지 않나 싶었는데요.

Q. 연주 때 드물게 보는 웃는 모습…공연 어땠나

[조성진/피아니스트 : 제가 웃으려고 한 건 아니고. 그냥 곡에 심취해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앵커]

아무래도 즐거운 마음을 담아서 연주해주셔서 그런지, 저도 굉장히 유쾌한 느낌으로 이 곡을 받아들였는데요. 평소 모차르트는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이번 곡도 그런 느낌이 드셨나요?

[조성진/피아니스트 : 네. 제 생각에 이번에 연주한 그 새로 발견된 곡은 되게 귀엽고 그리고 유머, 위트. 위트가 있고, 그러면서 서정적인 부분도 있었고요. 그래서 전 그 대비가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그것 또한 저는 스토리텔링이라고 보고 있고. 이 곡에서도 스토리텔링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리고 뭔가 이번 특히 이번 곡은 모차르트의 재기발랄함? 이런 것도 느낄 수 있었어요.]

[앵커]

특히나 이번 곡은 조성진 씨가 그야말로 처음으로 해석을 하신 거라, 곡 해석에 있어서 평소보다 고민의 시간이 조금 더 길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도 들었는데, 실제로는 어떠셨어요?

[조성진/피아니스트 : 제가 이 곡을 준비할 수 있었던 시간은 한 6일정도 밖에 안됐었는데요. 사실 이 곡이 2분도 안 되는 짧은 곡이긴 하지만, 그 2분 곡을 하루에 정말 오랜만에 이렇게 많은 연습을 했던 것 같아요. 뭐 다섯시간 씩 그 2분짜리 곡을 주로 연습을 했었는데요. 레퍼런스, 레코딩 이런 게 없으니까 그게 조금 더 부담이 되기도 했고 어려웠던 것 같아요. 최대한 맑은 느낌이 나게 하려고 했었던 것 같아요. 한번은 제가 그냥 밖에 산책을 하러 가서, 커피를 마시러 갔는데 갑자기 그게 생각이 나서, 악보가 생각이 나서 그 핸드폰으로 다시 악보도 보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하루 종일 그 음악 생각을 하기는 했던 것 같아요.]

[앵커]

어떻게 보면 코로나 시대에 모두가 지쳐있으니까, 어느 때 보다도 예술이 주는 위로가 필요할텐데, 관객들 만나는 게 여의치 않죠. 조성진 씨도 그런 부분에서 많이 아쉬울 것 같은데요. 어떠세요?

Q. 위로 필요한 시대, 관객 만나기도 쉽지 않은데…

[조성진/피아니스트 : 어, 정말 너무 아쉽고, 쇼팽 콩쿠르 이후, 이전 합쳐서 이렇게 오랫동안 연주를 안 해봤던게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작년 10월, 11월에 한국에서의 투어가 저한테는 정말 뜻 깊은 시간이었고, 너무 제가 더 감동을 받았던 것 같아요. 하루빨리 정상적으로 모든 게 되돌아갔으면 좋겠어요.]

[앵커]

조성진 씨 잘츠부르크에서 날려 보내주신 이번 연주가 코로나로 지친 분들에게 정말 아름다운 선물이 됐을 것 같습니다. 조성진 씨와의 인터뷰는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오늘 반가웠습니다.

[조성진/피아니스트 : 감사합니다.]

(화면제공 : DG/Uni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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