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교주해적단이 잘 나가는 이유..살아남은 유튜버의 비밀 [헤븐]

2021. 1. 30.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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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고 물어보고는 수산물 전문가들
재난지원금? 부동산?..유튜브로 배운다
생활 밀착 정보로 지루함↓..진정성까지 더해야
[사진=망고보드]

[헤럴드경제=박재석 기자] 이젠 유튜브가 정보통이다. 그동안은 책이나 신문,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정보를 얻었다면 이제는 유튜브에서 정보를 얻는 게 어색하지 않다. 모르는 내용이 생기면 포털 대신 유튜브 먼저 검색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각종 운동법부터 레시피, 악기 연주법, 심지어 정부 정책 설명까지 없는 정보가 없다.

영상이 많다보니 잘못된 정보, 의미 없는 정보를 담은 콘텐츠도 동시에 많아졌다. 그럴수록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콘텐츠가 반짝이고 있다. ‘전문성’이 유튜브 콘텐츠의 경쟁력을 키우는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는 것이다.

공부하고 물어보고는 수산물 전문가들
수산물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인어교주해적단 [사진제공=더파이러츠]

“댓글이나 개인적으로 오는 연락을 살펴보면 구독자 중 수산물 판매자, 요리 연구자 등 전문성이 높은 분들이 많더라고요.”

수산물 전문 유통업체 더파이러츠(The Pirates)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인어교주해적단의 유성영 마케팅팀장(일명 은갈치)과 영상팀장 주상진PD에게 시청자 특징을 묻자 그들은 이렇게 답했다. 전문가들이 얼마나 많은지 정확한 통계는 낼 수 없지만, 수산물 관련 전문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본인들의 영상을 챙겨보고 피드백도 준다는 것이다.

[사진제공=더파이러츠]

덕분에 인어교주해적단은 영상을 만들 때 더 긴장할 수밖에 없다. 제작진들은 정확하고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공부한다. 자료 검색은 물론 직접 수산시장을 찾아가 상인들에게 물어본다. 찾기 어려운 내용은 관련 내용을 전공한 박사를 찾거나 해외 자료를 뒤적인다. 그렇게 인어교주해적단은 콘텐츠에 전문성을 불어넣었고, 구독자를 수십만까지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전문가의 입을 빌리기도 한다. 전문가가 직접 설명함으로써 채널의 전문성을 한층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수십년간 복어나 다금바리를 다뤄온 명장, 일본의 숙성회 장인이 직접 괸련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다. 제작진은 “직접 정보를 전달하는 것보다 전문성과 몰입도가 더 좋다”고 말했다.

재난지원금? 부동산?…유튜브로 배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례 없던 정책, 처음 마주하는 사회 현상을 유튜브로 소개하는 것 역시 이제는 낯설지 않다. 어렵고 긴 정부 발표보다 전문성을 지닌 유튜버가 소개하는 짧은 영상이 시청자에게는 더 와 닿는 것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맞이하는 새로운 환경에서 이런 경향은 두드러진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를 위해 정부는 생활 안정 자금과 각종 지원금을 지급했다. 이런 지원금을 받아본 사례가 없다보니 신청 방법이나 사용처 등을 정확히 아는 사람도 드물었다.

[사진=2020 샌드박스 유튜브 데이터 리포트]

2020 샌드박스 유튜브 데이터 리포트에 따르면 각종 지원금에 대한 정보를 유튜브에 검색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타났다. 그리고 지원금 신청 시기에 맞춰 관련 채널의 트래픽 또한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 지원금 정보를 전문으로 제공하는 내편TV, 버미쌤, 보건복지TV를 살펴보면, 1차 재난지원금 신청(5월)과 2차 재난지원금 신청(9월) 즈음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핫한 부동산과 주식 콘텐츠도 예외는 아니다. 아파트값이 오르고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넘기는 상황이 벌어지자 재테크에 관심 없던 사람들도 스스로를 부린이(부동산+어린이), 주린이(주식+어린이)라고 부르며 재테크에 뛰어들었다.

[사진=2020 샌드박스 유튜브 데이터 리포트]

덕분에 경제, 재테크 카테고리 대부분의 채널 조회수가 증가 추세를 보였다. 그 가운데 삼프로TV의 조회수는 지난달 2000만회를 넘었으며 유명 사업가나 투자자들을 섭외해 재테크 노하우를 듣는 신사임당TV의 조회수는 같은 달 1200만을 돌파했다. 김작가TV 역시 지난달 1000만 조회수를 넘어섰다.

정보가 많으면 지루하다?

유튜브가 아무리 접근하기 쉬운 정보통이지만, 내용이 많고 깊어지면 영상이 지루해질 수밖에 없다. 인어교주해적단 제작진들 또한 “당연히 많은 정보를 영상에 넣으면 흥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실제로 이런 부분 때문에 기획, 심지어 제작 중에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인어교주해적단은 일상생활과 밀접한 소재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제작했다. 실생활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정보를 전달해 시청자가 부담 없이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인어교주해적단이 수산물 시장에서 벌어지는 저울장난을 폭로한 영상 [사진=인어교주해적단 유튜브 캡처]

대표 콘텐츠는 단연 수산시장의 ‘저울 장난’을 지적한 영상이다. 일부 비양심적인 상인들이 바구니에 물을 담거나 저울을 살짝 눌러 무게를 늘려 수산물 가격을 부풀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1㎏당 6만원이 훌쩍 넘는 킹크랩의 경우, 200g만 더 나가게 저울을 조절하면 1만원은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어교주해적단은 이런 편법을 전부 공개했다. 시장에서 ‘사기행위 골라내는 방법’ 같은 정보를 마다할 사람은 없다. 역시 반응은 뜨거웠고, 해당 영상은 현재 550만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 인어교주 해적단 채널 최고의 인기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제작진은 “지불한 금액에 맞는 수산물을 구매하길 바라면서 콘텐츠를 준비했다”며 “아직 100% 좋아졌다고 얘기할 순 없지만, 상인분들도 점점 고객 눈높이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유익한 콘텐츠를 제공해야겠다는 책임감도 커졌다”고 덧붙였다.

전문성에 진정성까지 더해야

다만 전문적이기만 해서는 안 된다. 지난해 몇몇 채널들은 전문성을 앞세워 몰래 광고를 진행하고 시청자를 속인 일명 ‘뒷광고’를 했다. 과장 광고를 하는 유튜버도 있었고, 반려동물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거나 도를 넘는 비난을 일삼으면서 시청자를 끌어들인 유튜버도 더러 있었다.

실제 그들은 꽤 규모가 커졌다. 2020 샌드박스 유튜브 데이터 리포트에 따르면, 논란이 있었던 채널(이슈 채널)은 평균 구독자 수 100만 정도의 중대형 채널이 많았다. 그에 비해 진정성을 인정받은 채널들(비교 채널)은 평균 구독자 50만명 규모의 상대적으로 작은 채널이었다.

[사진=2020 샌드박스 유튜브 데이터 리포트]

하지만 끝은 좋지 못했다. 이슈가 발생한 한 달 동안 이슈채널들은 전달 신규 구독자의 2배에 해당하는 구독자를 잃었다. 이슈 채널에서 이탈한 시청자는 진정성 있는 크리에이터를 찾아 나섰다. 반려동물 영상을 즐기는 시청자는 유기묘나 비품종묘를 꾸준히 기르는 채널로, 뒷광고에 지친 시청자는 유료광고를 받지 않거나 광고임을 밝힌 채널로 옮겨갔다. 덕분에 비교채널들은 신규 구독자가 5배 가량 늘었다.

샌드박스네트워크는 리포트에서 “현재 이슈 채널의 30%는 활동을 중단하고 아직 복귀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Heav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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