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 불매 뚫고 도요타-혼다가 중국시장 휩쓴 비결은

서동철 2021. 1. 3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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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LC컨버터블(위)과 LS 부분변경 모델(아래). [사진 제공 = 한국토요타자동차]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차의 돌풍이 무섭다.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차량 5대 중 1대는 일본차였을 정도다. 토요타, 혼다 등 일본차의 돌풍이 돋보이는 건 한국의 현대차·기아가 중국 시장에서 뒷걸음질 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로이터통신과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자동차제조협회(CAAM)는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자동차 시장 내 지난해 판매량이 2530만대라고 밝혔다. 일본차 회사들은 중국에서 현지 법인이 생산한 차량과 일본에서 중국으로 수출한 차량을 합쳐 520만대가량을 판매했다. 이는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차(509만대)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일본차 브랜드별 희비는 엇갈렸다. 토요타와 혼다는 성장세를 견인하며 중국 내 일본차 시장 돌풍의 주연이 됐지만 닛산과 마쓰다는 판매가 줄었다. 토요타의 지난해 중국 판매량은 180만대로 2019년보다 10.9% 증가했다. 혼다는 163만대를 판매해 4.7% 성장했다.

반면 닛산은 146만대를 판매해 5.8% 감소했으며 마쓰다는 5.8% 줄어든 5.8%를 판매했다. 일본차의 중국 시장 520만대 판매는 지난해 일본 전체 신차 판매량(460만대)보다도 많고 미국의 지난해 일본차 판매 (534만대)에 맞먹는 수준이다.

일본차의 선전과 달리 현대차·기아의 2020년 중국 판매는 66만5000대였다. 현대차·기아는 2016년 중국에서 179만2000대를 팔아 정점을 찍은 후 2017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반한(反韓) 감정 확산으로 판매가 꺽인 후 줄곧 하향세다. 2017년 114만5000대, 2018년 116만1000대, 2019년 94만6000대를 기록했다.

특히 일본차의 성장은 현대차·기아의 판매 감소와 맞물려 있다. 업계에서는 2017년 사드 보복 당시 생겨난 중국인들의 한국차 불매 심리가 여전한 데다 현대차가 추락하는 동안 일본차 브랜드는 고급차로 인식되면서 중국 내 판매가 오히려 늘었고 순위도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업체들도 지난 2012년 일본과 중국이 센카쿠열도의 지배권을 놓고 대립하면서 중국 내 반일 감정 확산으로 한 때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당시에는 현대차·기아가 일본차 판매분 감소를 가져가며 급성장했다.

반일 감정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던 일본 업체들이 빠르게 부활할 수 있었던 핵심 배경으로는 '하이브리드'차가 꼽히고 있다. 2011년 말 도요타는 기술 유출 우려에 주저하던 프리우스 하이브리드의 중국 현지 생산에 나섰다. 이 결정이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에서 보조금 지급 등으로 전기차를 필두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전기차를 구매보다는 기술력이 검증이 된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는 고객들의 일본차 선택이 늘어났다. 하이브리드카는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연비도 좋고 친환경적이라 세제혜택도 기대할 수 있지만 값이 비싼 게 단점이다. 하지만 토요타는 핵심 부품까지 중국 현지 생산으로 바꿔 중국내 하이브리드 판매가격을 낮췄다.

미국 등 다른 선진국에서 잘 팔리고 있는 렉서스를 통해 고급차로 중국 시장 내에서 인정받은 점도 성공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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