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뎅기열 백신 악몽·中 백신 불신에 접종 기피
[앵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필리핀에서는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까지 늘고 있습니다.
필리핀 정부는 백신 접종을 서두를 방침이지만 몇 년 전 뎅기열 백신 악몽과 중국산 백신 불신이 겹치면서 접종을 꺼리는 분위기입니다.
필리핀에서 이지수 리포터가 전합니다.
[기자]
코로나19 누적확진자가 50만 명을 넘어선 필리핀, 여전히 하루 신규확진자가 천 명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에 변이 바이러스 유입까지 확인되면서 변이 코로나는 또 하나의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미아 아메롤 / 내과 전문의 : 변이 바이러스는 더 강력한 전염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필리핀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백신에 대해) 솔직히 잘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2월 백신 접종을 앞둔 필리핀은 4월까지 2백만 명 접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중국 시노백사로부터 백신 2천 500만회 분 가운데 첫 5만 회분이 수도권 의료인 중심으로 접종됩니다.
하지만 정작 백신을 맞겠다는 국민은 10명 가운데 3명 정도에 불과합니다.
대부분 안전성에 대한 두려움을 접종 거부 이유로 꼽았습니다.
[매리로스 리갈라 / 초등학교 선생님 : 저는 접종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부작용에 대해 아직 우리가 아는 게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주남 / 가나안 코피노 보육원 원장 : (필리핀 정부의) 행정이나 절차상으로 봤을 때 좀 더 그 결과를 두고 보면서 접종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시노백 백신의 유효성이 50%에 불과하다는 브라질 임상시험 결과를 근거로 정부의 중국산 백신 구입 결정을 비판했습니다.
백신을 기피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4년 전 뎅기열 '백신 트라우마'가 깊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시 뎅기열 백신 유통기한 문제와 후유증이 불거지고 영유아 사망 등 후폭풍이 상당히 컸습니다.
필리핀 정부 역시 이런 여론을 의식해 백신 필요성을 이해시켜 접종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입니다.
필리핀에서 YTN 월드 이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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