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투수' 내놓고 '도전자' 되기로 했다..양현종, 美 진출 올인의 의미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2021. 1. 3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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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KIA 타이거즈 제공


양현종(33)은 도전과 모험의 길을 택했다. 2007년 입단 이후 분신과 같았던 KIA 유니폼을 벗고 해외 진출을 위해 끝장 승부를 보기로 결정했다.

당장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 아직은 구단들의 최종 제안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FA 시장이 생각 이상으로 느리게 움직이자 결국 미국 구단과 계약에는 충분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양현종은 국내 협상을 종료한 채 미국 진출에만 올인하기로 했다. 결정된 것이 없는 상태에서 이미 4년 계약을 제안한 KIA와 협상을 종료하는 대단히 용기있는 결단을 내렸다.

현재 시점에서 KIA와 협상을 종료한 것은 어떻게든 반드시 미국 구단과 계약을 맺겠다는 뜻이다. KIA에 더 이상은 기다려달라 할 수 없기에 정중하게 협상을 종료하고 미국 진출로 승부보겠다는 결정을 알렸다.

현지 구단들이 최소한 4~5선발로는 양현종의 가치를 보고 있다는 사실은 그동안 충분히 확인했다. 계약의 형식이 문제다. 당초 메이저 보장 계약을 목표로 도전에 나섰던 양현종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 되자 25인 아닌 40인 로스터가 보장되는 계약으로 눈높이를 조정한 채 구단들의 제안을 받고 있다. 아직 고민하고 있는 구단이 일부 있다. 일단 며칠 동안 해당 구단들의 제안을 기다린다.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강등 거부권을 원했던 최초의 단계에서는 한 발 물러났지만 도전의 전제 조건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빅리그에서 데뷔해 뛰겠다는 것이 궁극적이고 유일한 목표다. 40인 로스터 계약을 하더라도 빅리거 신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기에 이제 현실적으로 ‘경쟁’을 거칠 준비를 해야 한다. 원했던 메이저 보장 계약을 따내지 못하더라도 스프링캠프에서 진가를 보여주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다.

양현종이 지금까지 버틴 것은 빅리그에서 뛰고 싶은 열망 때문이다. 안정된 계약이 보장된 KIA와 협상을 종료하고 미국 진출을 이어가기로 한 것은 결국 진짜 ‘도전’을 택했다는 뜻이다.

과거 여러 선수들의 사례에서 확인했듯 화려한 계약을 하고 간 일부 선수를 제외하면 메이저리그 도전 길은 험난하다. 그간의 커리어를 뒤로 하고 새로 경쟁해 이겨야 한다. 선수의 노력이나 의지와 관계없이 운이 따르지 않으면 실패하게 될 수도 있다. 양현종의 선택은 ‘도전’인 동시에 ‘모험’이기도 하다.

야구선수가 된 뒤 인생의 꿈이었던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마지막 기회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지 않고 또 포기하면 후회가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양현종은 인생에서 가장 큰 선택을 했다. 안정된 ‘대투수’의 자리를 두고 낯선 타국으로 가 ‘도전자’가 되기로 했다. 고생스럽겠지만, 안정을 택한다면 절대 경험해보지 못할 거친 여정의 길로 출발한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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