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박은석 무편집, '나혼산' 어쩌다 논란과 함께 살게 됐나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이 정도면 '나 혼자 산다'가 아니라 '논란과 함께 산다'가 아닐까. MBC 예능 <나 혼자 산다>가 이번에는 배우 박은석의 '반려동물 파양' 논란으로 시끌시끌해졌다. 지난주 출연했던 박은석은 SBS <펜트하우스>에서 로건 리와 구호동을 오가는 연기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드라마 등을 통해 주목받는 배우들을 자주 출연시켜온 <나 혼자 산다>의 선택은 그래서 이번에도 주효한 것처럼 보였다.
양평 전원주택에 하얗게 쌓인 눈을 홀로 치우며, 카약, 사이클 같은 다양한 취미들을 가진 박은석의 면면들은 그가 모든 면에서 열심히 살아간다는 걸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끌기에 충분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와 함께 살아가는 반려동물들에서부터 비롯됐다. 방송 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박은석의 대학동창이라 주장하는 이가 그의 '상습적인 반려동물 파양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었다.
논란이 커졌고 소속사가 해명에 나섰지만 결국 박은석이 직접 내놓은 글은 그것이 사실이었다는 걸 드러냈다. 물론 그렇게 파양된 반려동물들을 지인들이 잘 키우고 있다고 했지만, 그래도 파양은 파양이라는 게 밝혀진 것. 지난주에 이어 아직 박은석의 방송분량이 남아있는 <나 혼자 산다>는 또다시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이' 이러한 시청자들의 불편함을 배려한 통 편집은 없었다.
<나 혼자 산다>는 최근 몇 년 간 꽤 많은 논란들을 겪었다. 빅뱅 출신의 승리에게 터진 '버닝썬 게이트'는 곧바로 그를 '승츠비'라는 별명까지 부여한 <나 혼자 산다>로 불똥이 튀게 했다. 래퍼 마이크로닷은 이 프로그램 출연 이후 '채무 논란'을 겪으며 지금까지도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고, 역시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잔나비 역시 멤버 유영현의 학교 폭력 사실이 터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나 혼자 산다>의 고정이나 다를 바 없는 기안84가 자신이 그린 웹툰으로 인해 '여혐 논란'이 터지기도 했다. 다른 이들이야 게스트들의 논란이었기 때문에 그나마 넘어갈 수 있었다 여겨졌지만 <나 혼자 산다>의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기안84 논란은 그 파장이 컸다. 공식 사과한 그를 계속 방송에서 보고 싶다는 팬들의 입장과, 이제는 보고 싶지 않다는 시청자들이 대립하면서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호불호가 생기게 됐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최근 tvN <악의 꽃>으로 소름 돋는 악역 연기를 선보여 대중들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은 김지훈은 방송 후 미국드라마를 '불법 다운로드'해서 봤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을 겪기도 했다. <나 혼자 산다>는 프로그램 바깥에서 출연자들이 만들어낸 논란들의 여파로 곤혹을 겪는 것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안에서도 촬영된 내용들 때문에 논란을 겪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나 혼자 산다>는 이런 논란에 대해 심지어 무감각하다 여겨질 정도로 아무런 조치나 변화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논란이 있어도 편집은 고사하고 있는 그대로 방송을 강행하고, 논란을 겪은 인물도 어느 정도의 휴지기조차 갖지 않은 채 방송에 내보낸다. 게다가 방송에서는 그 논란을 마치 별거 아닌 일인 양 포장해 우스개로 소비하면서 슬쩍 넘어가려는 연출을 덧붙이기도 한다.
물론 관찰카메라는 누군가를 좀 더 깊게 들여다보게 만들고 그 일상을 디테일하게 잡아낸다는 점에서 다른 어떤 형식보다 '논란의 소지'가 많은 게 사실이다. 만일 <나 혼자 산다>처럼 그것을 있는 그대로 비추기보다는 인물을 캐릭터화 하고 어떤 면에서는 다소 과장되게 매력을 끄집어내는 경우에는 그 정반대의 사건이 터지거나 혹은 실제를 아는 누군가의 폭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즉 이런 논란이 계속 반복되는 건 관찰카메라라는 형식 자체가 가진 '위험성'에서 비롯되는 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나 혼자 산다>의 논란들은 이렇게 형식이 갖는 특징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만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 제작 과정에서 세심하지 못한 편집도 문제 발생의 원인이고, 너무 과잉된 매력 캐릭터의 창출 또한 실제 사이의 괴리감을 만들어 결국 논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논란에 별다른 조치 없이 방송을 강행하는 건 그래서 갈수록 <나 혼자 산다>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시청자들의 이탈도 이탈이지만, 출연자들 스스로도 출연이 심사숙고될 정도의 불안감을 주고 있어서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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