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출시 이후 LG 스마트폰 이끈 경영진의 현재 [인사이드 아웃]

정승환 2021. 1. 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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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안승권 연암공과대학교 총장
조준호·박종석·황정환 LG 떠나
MC 토박이 배원복·마창민 DL로
2009년 LG폰 전세계 점유율 10%
삼성·애플·중국산에 밀려 정리수순
권봉석 LG전자 대표
[인사이드아웃] LG전자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사업본부 정리가 가시화됐다. 권봉석 LG전자 대표는 최근 "현재와 미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본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MC사업본부의 사업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몇 년 동안 각고의 노력을 해왔지만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5조원 규모"라며 매각을 포함한 사업 재편 가능성을 밝혔다.

MC사업본부는 프라다폰 등 2000년대 피처폰 시대 전성기를 맞았다. 하지만 2007년 아이폰에서 시작된 스마트폰 생태계를 따라가지 못해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안승권 연암공대 총장
◆역대 MC사업본부 수장들

2007년부터 지금까지 MC사업본부 경영진 계보는 '안승권-박종석-조준호-황정환-권봉석-이연모'로 이어진다.

안승권 전 LG전자 사장은 2007년 3월부터 2010년 9월까지 MC사업본부장을 맡았다. 이 시기는 아이폰 태동기였다. 아이폰은 2007년 출시됐다. 하지만 LG전자는 피처폰을 고집했다. 안 사장 시절 LG전자 주요 제품은 롤리폰, 프라다폰, 뷰티폰 등 피처폰 위주였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07년 전 세계 LG전자 휴대폰 판매량은 8050만대에 달했다. 점유율은 7.2%다. 당시 MC사업본부 영업이익은 1조원에 육박했다.

2008년엔 연간 판매 1억대를 돌파했다. 모토롤라와 소니에릭슨을 제쳤다. 그해 LG전자는 노키아와 삼성전자에 이은 전 세계 판매량 3위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2009년엔 글로벌 점유율 10%를 돌파했다. 그해 11월 스마트폰사업부를 신설했다. 스마트폰을 내놨지만, 스마트폰에 대한 절실함은 없었다. 피처폰은 여전히 돈을 벌어다줬다. 2009년 애플 점유율은 2%대에 그쳤다.

그런데 2010년 점유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영업손실이 6000억원을 넘어섰다. 안승권 본부장은 그해 말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전자는 2010년 6월 첫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를 출시했다.

안승권 전 본부장은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와 LG사이언스파크 대표를 거쳐 현재 연암공과대학교 총장을 맡고 있다. 연암공대는 LG연암학원이 설립하고 지원하는 공학계열 특성화 대학교다.

박종석 전 LG전자 사장
2010년 9월 박종석 부사장은 MC사업본부를 맡게 됐다. 2011년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를 내놓았다. 삼성은 글로벌 1위 스마트폰 제조사가 됐다.

박종석 본부장은 프라다폰을 부활시켰다. 과거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다. LG전자는 2011년 말 프라다폰3.0을 출시했다. 이어 '옵티머스L' 시리즈와 '옵티머스LTE' '옵티머스G'를 출시했다.

2013년엔 옵티머스를 포기하고 'G'를 프리미엄 브랜드로 내놨다. MC사업본부는 그해 7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 순위는 5위였다.

2014년 희망이 보였다. 스마트워치를 선보였고, G시리즈는 시장에 안착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3000억원이 넘었다. 그런데 박종석 사장은 일신상의 사유로 MC사업본부장에서 퇴임했다.

조준호 전 LG전자 사장
조준호 (주)LG 사장이 MC에 투입됐다. 2015년 G4와 V10을 선보였지만, 그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조준호 MC사업본부장은 2016년 모듈형 스마트폰 G5를 내놨다. LG프렌즈란 이름이 붙은 G5 전용 액세서리 8종도 선보였다. 하지만 출시 후 한 달도 안 돼 판매량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MC사업본부는 4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봤다. 조준호 사장과 김언수 고려대 교수 등이 공저한 넥스트이노베이션은 G5에 대해 "고객 입장에서 모듈형 스마트폰이 필요했는가, 얼마나 획기적인 가치를 제공했는가라는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얻지 못한 사례로 판단된다"고 전하고 있다. 조 사장은 저서에서 G5 디자인 구현 역량을 가진 공급자를 확보할 수 없었던 것을 실패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이연모 LG전자 MC사업본부장
LG전자는 2016년 G5 실패 후 MC사업본부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했다. MC한국영업FD를 한국영업본부로 통합했다. 아울러 MC선행상품연구소, MC품질경영FD, MC마케팅커뮤니케이션FD 등은 본부장 직속 조직으로 변경했다. MC영업그룹을 MC해외영업그룹으로 변경하면서 그룹장에 이연모 MC북미영업FD담당을 임명했다. 이연모 부사장은 현 MC사업본부장이다. 마창민 MC미국마케팅FD는 MC북미영업FD로 이동했다.

조 사장은 2017년 12월 MC사업본부장에서 물러나 LG인화원장으로 이동했다. 그는 지난해 초 LG인화원장을 그만뒀다.

황정환 전 LG전자 부사장
황정환 부사장은 2017년 말부터 1년간 MC사업본부장을 맡으며, G7과 V40을 선보였다. 그는 MC사업본부장을 끝으로 회사를 떠났다.

권봉석 사장은 2019년 1년 동안 MC사업본부장직을 수행했다. 앞서 권 사장은 2012년 MC상품기획그룹장을 담당했다. 이연모 MC사업본부장은 지난해 1월부터 MC사업본부을 맡고 있다.

◆MC맨 배원복·마창민 LG 떠나 DL(옛 대림)로

LG를 떠나 DL(옛 대림)으로 간 MC맨들도 있다.

배원복 DL(주)(옛 대림산업) 부회장은 30년 넘게 LG전자에 근무했는데, 주로 휴대폰부문에서 일했다. 2000년대 초 MC사업본부 해외마케팅 상품기획팀장과 중남미 마케팅팀장 등을 거쳐 2007년 디자인경영센터장에 선임됐다. 초콜릿폰과 프라다폰, 샤인폰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디자인경영센터장 시절엔 크리스탈폰과 롤리팝폰 등을 히트시켰다. LG전자 최초 스마트폰인 옵티머스의 시작도 그의 손에서 나왔다. LG전자 휴대폰 황금기 시절 CEO는 남용 당시 LG전자 부회장이었다. 남용 전 부회장은 현재 DL이앤씨 이사회 의장이다.

배원복 DL(주) 부회장은 2010년 MC사업본부 글로벌상품전략담당을 맡게 됐으며, 이후 마케팅센터장, 영업그룹장 등을 지냈다. 하지만 스마트폰 부진이 계속되자 그는 2017년 LG전자를 떠났다. 서울대에 잠시 몸담았다가 2018년 대림그룹에 합류했다. 여기엔 남용 의장과의 인연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마창민 DL이앤씨 대표는 지난해까지 LG스마트폰의 영업·마케팅을 총괄했던 한국 모바일그룹장이었다. 그는 2005년 LG전자 입사 후 줄곧 MC사업본부에서 일했다. MC 마케팅지원팀장과, 마케팅전략팀장, 한국마케팅담당, 미국마케팅담당, 해외영업그룹장, 상품전략그룹장 등을 지냈다.

[정승환 재계·한상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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