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이적행위' 발언에..이낙연 "턱없는 억측"

與 "근거 없는 발언" vs 野 "적반하장"

(시사저널=서지민 객원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월27일 국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부의 북한 원전 설치 문건을 두고 "이적 행위"라고 한 발언에 여야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전날 김 위원장은 정부의 북한 원전 설치 문건에 대해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라며 "대한민국 원전을 폐쇄하고 북한에 극비리에 원전을 지어주려 한 것은 원전 게이트를 넘어 정권의 운명을 흔들 수 있는 충격적인 이적행위"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의 '이적 행위' 표현에 대해 여당의 비판 수위도 커지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의 발언을 읽고 제 눈을 의심했다"며 "너무 턱없는 억측"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청와대에서 정상회담 실무를 맡았던 윤건영 의원도, 관련되는 산업부와 통일부도 모두 부인하고 항의한다"며 "그런데도 그렇게 주장하는 근거가 무엇인가. 설마 보궐선거 때문에 그토록 어긋난 발언을 한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공무원 컴퓨터의 폴더에 무엇이 있으면, 그것이 모두 정상회담에서 추진됐다고 주장하는 것인가"라며 "국가 운영이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민주당 의원도 "두 번의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원전 건설은 단 한마디도 언급된 적이 없었다"며 "참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 야권에서는 여당의 질타에 '적반하장'이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야당 대표의 입마저 틀어막겠다는 것인가"라며 "결국 국민의 입을 다 틀어막고, 침묵을 강요하겠다는 것이다. 후진 정치, 공포정치"라고 지적했다. 또 "급하긴 급한가 보다. 뭔가 된통 걸렸다는 뜻"이라며 "원전 게이트의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김 위원장의 원전 관련 발언은 토씨 하나 틀린 말이 없는데, 청와대가 법적 조치 운운하는 것이 참으로 경악스럽다"며 "북풍으로 4년간 국민을 속인 정권이 거꾸로 북풍을 운운하는 것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