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시아가 40년간 키웠다..심적으로 취약한 인물" 전 KGB 요원
러시아 정보기관 KGB 출신 스파이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 “러시아가 40년 가까이 공들여 키운 자산”이라고 표현했다고 27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해 G8에서 퇴출된 바 있는데, 2018년 트럼프는 유럽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핀란드 헬싱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의 정상화를 사실상 공개 선언했다.
이후에도 트럼프는 푸틴과 전화통화를 하는 등 임기 내내 친분을 과시했다. 이 모든 것이 러시아의 반서방 프로파간다에 트럼프가 포섭됐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것이다.
‘트럼프의 집, 푸틴의 집’의 저자 크레이그 웅거의 새 책 ‘미국의 타협된 정보’에 따르면 KGB 주요 인물이었던 유리 슈베츠(67)는 트럼프를 “케임브리지 5인”과 비슷하다고 표현했다. 케임브리지 5인은 케임브리지 대학 재학 시절 소련에 포섭돼 2차 세계대전 때부터 냉전시대 초인 1950년대까지 기밀 정보를 유출한 영국의 스파이들이다. 슈베츠는 “트럼프에게도 그런 비슷한 사건(러시아에 포섭된)이 있었다”고 했다.
1980년대 러시아 타스통신의 워싱턴 특파원으로 근무했던 슈베츠는 1993년 미국으로 영구 이주하여 시민권을 획득했다. 2006년 런던에서 살해된 알렉산더 리트비넨코의 파트너였다. 현재 기업 보안 조사관으로 일하고 있다.
트럼프가 러시아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것은 1977년 트럼프가 체코 출신 모델인 이바나 젤니치코바와 결혼했을 때였다. KGB는 체코슬로바키아의 정보당국과 함께 트럼프를 감시했다.
3년 뒤 그랜드 센트럴역 근처에 그랜드 하얏트 뉴욕 호텔을 처음 열었을 때, 트럼프는 소련 출신인 세미온 키슬린이 운영하는 전자기기 업체로부터 호텔 객실에 놓을 TV 200대를 구입했다. 당시 해당 업체는 KGB의 통제를 받고 있었다. 이후 키슬린이 트럼프를 떠오르는 사업가로 점찍고 감시했다는 것이다.
본격적인 포섭은 트럼프가 이바나와 함께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시작됐다. 1987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한 트럼프는 KGB 요원들로부터 ‘정계에 진출해야한다’는 칭찬을 수차례 받았다고 한다. 슈베츠는 이때 트럼프가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을 처음 떠올렸다고 했다.
슈베츠는 “트럼프는 KGB에 매우 매력적인 공격상대였다”며 “정보를 수집하며 트럼프가 어떤 인물인지 속속들이 알게됐는데, 그가 무식하고 심리적으로 매우 취약하고, 아첨에 약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KGB가 트럼프의 약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기억했다. 트럼프의 성격에 엄청난 감명을 받은 척 했으며, 언젠가는 미국 대통령이 되어야할 사람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러시아에서 돌아온 직후부터 어떻게 하면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될 수 있는지 모색했다고 한다. 뉴햄프셔 포츠머스에서 선거운동을 열기도 했고, 9월에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보스톤글로브에 미국의 외교 안보 정책에 대해 기고를 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2016년 대통령에 당선된 데 대하여 슈베츠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왜냐면 그건 바보같은 일이었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런데 그가 대통령이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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