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훈의 생활주식]호텔은 어려운데, 에어비앤비는 잘나가는 이유

윤정훈 입력 2021. 1. 30. 11:50 수정 2021. 1. 3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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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들은 더이상 타임스퀘어를 동경하지 않는다. 그들이 그리워하는 것은 오랫동안 보지 못한 친구와 가족을 만나는 일이다."

호텔 업계와 에어비앤비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뭘까.

호텔은 공간을 대여하는 비즈니스이며, 에어비앤비는 경험을 제공하는 비즈니스라는 점이다.

국내 대표 특급호텔들이 적자를 기록한 것도 이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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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호텔업계 직격탄, 에어비앤비는 고공행진
작년 3분기 흑자 전환, IPO로 시가총액 1000억달러 넘어
에어비앤비, 220개 국가 10만개 도시에 수백만명 호스트 존재
호텔업계, MZ세대 못잡으면 포스트 코로나에도 저성장 전망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여행객들은 더이상 타임스퀘어를 동경하지 않는다. 그들이 그리워하는 것은 오랫동안 보지 못한 친구와 가족을 만나는 일이다.”

지난 14일 미국 최대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의 브라이언 체스키 대표(CEO)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강조했던 말이다.

코로나19는 물리적으로 사람들의 장거리 이동을 막았다. 이에 작년 상반기에 여행과 호텔 등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에어비앤비도 2분기 적자를 기록하면서 IPO(기업공개)가 좌초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코로나가 모든 이동을 막지는 못했다. 사람들은 해외로 갈 수 없는 대신 자국 내 가까운 곳으로 이동했다. 팬데믹으로 잠시 주추무했던 에어비앤비 사용자들도 근거리 이동을 재개했다. 이에 에어비앤비는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작년 12월 상장 잭팟을 터트렸다. 현재 시가총액은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전세계 호텔 체인 중 1위다. 반면 대형호텔은 초기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위기는 진행형이다.

(사진=언스플래시)
호텔 업계와 에어비앤비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뭘까. 호텔은 공간을 대여하는 비즈니스이며, 에어비앤비는 경험을 제공하는 비즈니스라는 점이다. 크게 오프라인과 플랫폼 기업의 차이로도 구별된다.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판매하는 에이비앤비 모델은 지속 가능성이 크다. 이 경험을 한 번 맛 본 고객만 이미 수억명이다. 또 220개 국가 10만개 도시에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수백만명이 존재한다. 연평균 성장률(CAGR)도 30%에 달한다. 주식시장도 이 비즈니스 모델에 매료돼 높은 가치를 부여한 것이다.

또 소비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C2C 비즈니스를 하는 에어비앤비는 부동산 자산이 거의 없고 직원수도 적다. 이에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

반면 메리어트, 힐튼 등 대형 호텔체인은 해외여행이 줄어들면서 매출이 반토막났다. 급기야 대규모 구조조정을 감행했다. 메리어트는 작년 3월 전세계 직원의 3분의 2를 감축했고, 힐튼도 22% 인원을 줄였다.

문제는 이같은 단기 현상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 이전부터 저성장에 직면했던 호텔업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더 나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더이상 호텔이 고객에게 단순 숙박 이외의 가치를 제공해주지 못한다면 미래가 없다는 뜻이다.

이 현실은 국내도 마찬가지다. 코로나로 제주도와 강원도 등 주요 관광지의 리조트는 건재하다. 여행지가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리조트는 머무는 곳으로서 역할만 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서울 등 수도권 호텔의 평일 예약률은 20~30%대로 낮아졌다. 국내 대표 특급호텔들이 적자를 기록한 것도 이런 이유다.

이에 호텔업계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관광 인프라가 있는 지방에 리조트 등을 투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신규 호텔 브랜드 ‘마티에’를 론칭하고, 부산과 평촌 등에 신규 호텔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 춘천, 거제, 설악 등 자연경관을 갖춘 지역에 프리미엄 빌라 사업을 준비 중이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MZ세대는 색다른 경험과 가치를 중시하는 만큼 이를 충족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야 성공할 수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특색없는 전통 호텔은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훈 (yunrigh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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