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과학]보이지 않는 위험 블랙아이스, '어는 비' 때문?

과냉각상태 빗방울이 표면 닿으며 얼어버리며 발생
터널·교각·산기슭·그늘진 도로 주의해야

블랙아이스(고성소방서 제공) /News1 고재교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블랙아이스는 얼음이 도로에 얇게 코팅될 경우, 단순히 젖어있는 도로와 구분하기 어려워 사고의 원인이 된다. 투명한 얼음이 검은색 도로 위에 있을 경우, 젖은 땅과 비슷하게 보여 '검은 얼음'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실제로는 빙판과 비슷하지만, 운전자는 보통 도로라고 생각하기 쉽다.

지난해 삼성화재 산하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발표한 '겨울철 블랙아이스(빙판) 사고 특성과 대책'에 따르면 2014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발생한 도로결빙·서리로 발생한 사고 건수는 6548건, 사망자는 199명이었다.

이 보고서의 분석에 따르면 겨울철 최저 기온이 0℃ 이하이며 일교차가 9℃를 초과하는 날의 수와 결빙 교통사고의 상관관계가 높았다. 이러한 날이 하루 증가하면 결빙교통사고가 약 59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아이스는 한 번 녹았던 눈·비가 완전히 증발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온이 떨어져 얼어붙으며 만들어지기도 하고, 어는 비로 생기기도 한다.

어는 비는 빗방울이 지표면이나 물체에 닿는 순간 얇고 투명하게 코팅되는 비다. 어는 비 현상은 과냉각상태(어는 점 이하지만 액체상태)의 빗방울이 영하의 표면과 만날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도로 표면에 닿는 순간 빗방울이 얼어붙어 도로가 얼음으로 얇게 코팅되는 것이다.

높은 고도에서 얼음 결정이 땅으로 떨어질 때, 모든 대기층의 구간의 기온이 0℃ 이하면 눈으로 내릴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중층대기부터 지표면까지 온도가 0℃ 이상으로 유지되면 비가 내리기 쉽다.

어는 비는 대기층의 중간은 영상이지만, 지표면 근처는 영하의 기온일 때 쉽게 발생한다. 이러한 조건은 터널, 교각 근처, 산기슭, 그늘이 지는 도로에서 새벽과 오전 사이에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어는 비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2008년 고속도로 청원~상주 간 고속도로 29중 추돌사고, 2012년 김포시 고가도로 25중 추돌사고, 구산 27번 국도 14중 추돌사고 모두 오전 6~8시 교각과 터널·계곡 부근의 도로에서 발생했다.

기상청에서는 Δ강수 발생 Δ지면으로부터 1km 기온이 0℃ 이상 Δ지상 기온 2℃ 이하(1단계)·1℃ 이하(2단계)·0℃ 이하(3단계) 등의 조건을 바탕으로 어는 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겨울철 눈·비가 온 이후에는 길이 깨끗해 보이더라도 블랙아이스 우려가 있기 때문에 평소보다 천천히 운행하고 차간 거리를 평소보다 멀리 유지하는 것이 권고된다. 또한 얼음으로 인해 마찰력이 줄어들어 제동거리가 급속히 늘어나므로 주의해야 한다.

만약 차가 미끄러지기 시작할 때, 미끄러지는 반대 방향으로 핸들을 꺾으면 차체가 크게 도는 스핀 현상이 일어나 다른 차와 충돌할 가능성이 커진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