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시선으로 본 태양계 행성들은 어떤 모습일까?

곽노필 2021. 1. 3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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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우주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건, 지구 안에서 삶을 영위해 가는 우리를 바라보는 타자적 시각 경험 가운데 하나다.

지구 단독이 아닌, 태양계를 구성하는 행성 무리에 끼어 있는 지구의 모습은 우리의 시선을 더욱 광활한 우주 네트워크 속으로 끌어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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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태양 탐사선이 찍은 3개의 사진
각기 다른 위치에서 본 태양계 모습
솔라오비터가 2020년 11월18일 촬영한 사진. 태양은 사진 오른쪽 바깥에 있다. 나사 제공

지구를 우주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건, 지구 안에서 삶을 영위해 가는 우리를 바라보는 타자적 시각 경험 가운데 하나다. 지구 단독이 아닌, 태양계를 구성하는 행성 무리에 끼어 있는 지구의 모습은 우리의 시선을 더욱 광활한 우주 네트워크 속으로 끌어들인다. 인류를 대신해 우주로 날아간 우주선들이 보내오는 사진들이 이런 색다른 경험을 하게 해준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이 3개의 태양 탐사선이 각각 다른 위치에서 본 태양계 행성 사진들을 최근 공개했다. 태양에 맞췄던 카메라를 잠시 돌려 지구를 포함해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들을 포착한 장면이다.

우선 미국항공우주국(나사)과 유럽우주국(ESA)의 협력 프로젝트인 태양 극지 탐사선 솔라오비터(Solar Orbiter)가 보내온 사진(맨 위)에는 지구와 금성, 화성, 천왕성이 등장한다. 촬영날짜가 2020년 11월18일로 표시돼 있는 이 사진에서 태양은 사진 프레임 오른쪽 바깥에 있어 보이지 않는다.

2020년 11월18일 촬영 당시 솔라오비터와 행성들의 위치를 표시한 그림. 왼쪽부터 금성 지구, 화성, 수성, 태양 순이다. ESA 제공

맨 왼쪽 위로 반짝이는 금성이 있고, 그 아래 쪽으로 천왕성과 지구, 화성이 나란히 있다. 2020년 2월 지구를 출발한 솔라오비터가 지구에서 2억5060만km 떨어진 우주공간을 비행할 때 찍은 사진이다. 2억5천만km는 지구와 태양 거리의 1.6배가 되는 거리다. 사진 속의 금성은 솔라오비터에서 4800만km, 화성은 3억3200만km 떨어져 있다.

2029년 7월까지 네차례에 걸쳐 태양 극지 궤도를 통과할 예정인데 태양에서 4200만km 떨어진 곳까지 다가간다.

파커 탐사선이 2020년 6월7일 수성 궤도 안쪽에서 촬영한 사진. 나사 제공

수성 안쪽에서 본 태양계 행성들

태양의 바깥대기층인 코로나를 향해 가고 있는 파커솔라프로브(PSP) 탐사선이 찍은 사진엔 우주를 환하게 밝혀주는 태양 빛줄기를 측면 조명으로 삼아 화성, 토성, 목성, 금성, 지구, 수성(왼쪽부터)이 거의 일직선상에 배열돼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사진을 찍은 2020년 6월7일 당시 파커 탐사선은 지구에서 1억5800만km 떨어진 거리에서 다섯번째 태양 근일점 비행 중이었다. 이때 태양과의 거리는 1870만km다. 수성보다 태양에 더 가까운 곳에서 바깥쪽으로 카메라를 돌려 찍은 것이어서, 사실상 태양의 시선으로 본 태양계의 모습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파커 탐사선이 사진을 찍을 당시의 탐사선과 태양, 행성 위치도. 파란색 부분이 카메라에 잡힌 영역이다. 나사 제공

2018년 발사된 파커 탐사선은 2025년까지 총 24번 근일점 비행을 하면서 태양 표면 616만km 지점까지 다가갈 예정이다. 이 지점은 태양의 바깥 대기층인 코로나의 끝자락에 해당하는 곳으로, 온도가 100만도를 훨씬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예정대로라면 파커는 인류 최초로 태양의 왕관(코로나)을 만지는 탐사선이 된다.

파커 탐사선과 같은날 다른 위치에서 본 행성들. 오른쪽 아래는 촬영 당시 스테레오위성(빨간점)과 각 행성들의 위치도. 나사 제공

지구 공전궤도에서 본 태양계 행성들

파커 탐사선과 같은 날에 또 다른 태양관측위성 스테레오(STEREO)가 찍은 사진도 공개됐다.

이 사진에서도 똑같이 6개의 행성이 나란히 등장한다. 하지만 찍은 위치가 달라 행성들의 순서가 달라졌다. 왼쪽부터 수성, 화성, 금성, 지구, 토성, 목성이다. 당시 스테레오 위성의 위치는 지구 공전궤도상에 있었다. 태양에서 1억5천만km 떨어진 우주공간에서 태양을 카메라 왼쪽에 두고 촬영한 사진이다.

스테레오는 2006년 쌍둥이 위성으로 발사됐으나, 2014년 한 쪽 위성을 잃어버려 지금은 하나의 위성만 작동하고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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