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나경원 "원전 게이트 진실 밝혀야"..文정부 北 지원에 '맹공'
"野대표에 법적대응, 민주주의 국가 대통령답지 못해"
유승민 "대통령 지시사항 사실 그대로 밝히면 될 일"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최근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원전을 지원하기로 했던 문서가 공개되면서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이 일제히 현 정권 맹비판에 나섰다.
오세훈 “월성원전 수사 막은 이유 알게 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30일 페이스북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하다하다 이제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원전까지 김정은에게 갖다 바치려 했다니 제정신인가”라며 “까도 까도 그 끝을 알 수 없는 문재인 정권의 국기 문란”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한 언론매체를 통해 공개된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관련 공소장에서 산업통상자원부부 공무원들이 감사원 감사가 시작되기 직전 삭제한 파일 가운데 2018년 작성된 북한 원전지원 문건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오 전 시장은 “국내에선 온갖 불법과 편법을 동원하면서까지 원전 폐쇄, ‘탈원전’에 혈안이 된 정권이 북한에 원전건설 지원을 추진했다니 정말 이 정권의 이중성에 말문이 막힌다”면서 “더군다나 이 문건이 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2018년 5월에 만들어지고, 5월 말 2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던 것을 생각하면,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굴욕적이고도 위험한 유인책을 제시했던 게 아니었는지 의심마저 든다”고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은 비핵화를 위한 대북 제제의 일환으로 원자력 발전에 사용될 수 있는 물질이나 부품의 대북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면 그 관리와 안전은 누가 보장할 수 있느냐는 게 오 전 시장의 주장이다.
그는 “문재인 정권과 집권 여당이 왜 그렇게 월성원전 조기폐쇄관련 수사를 막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을 찍어내려 했는지 이제야 온 국민이 그 이유를 알게 됐다”면서 “북한 원전 지원을 검토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명백한 이적행위다. 만약 사실이 아니라면 정권의 명운을 걸고 국민 앞에 진실이 무엇인지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당 차원 진상규명 나설 듯
김종인 국민의힘 위원장도 지난 29일 문재인 정부가 국내 원전을 폐쇄하면서 북한에는 원전을 지어주려 한 것을 두고 “이적행위”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당 진상규명조사위원회를 통한 조사 입장도 드러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를 두고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9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김 위원장의 주장과 관련, “북풍 공작과도 다를 바 없는 무책임한 발언”이라면서 “묵과할 수 없다. 김 위원장은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대변인은 “아무리 선거 앞둔다고 해도 야당 대표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혹세무민하는 발언”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를 두고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 옹호에 나섰다.
나 전 원내대표는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보다보다, 이런 정치 처음 봅니다. 야당 대표 말 한마디에 법적 조치부터 꺼내는 대통령이라니요”라며 “제1야당 대표의 정권 비판 한마디도 듣지 못하겠다는 대통령, 그런 대통령은 민주주의 국가의 대통령답지 못합니다”라고 현 정권을 쏘아붙였다.
야당 대표의 입마저 틀어막겠다는 것은 결국 국민의 입을 다 틀어막고 침묵을 강요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게 나 전 원내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급하긴 급한가 봅니다. 뭔가 된통 걸렸다는 뜻”이라며 “단순 과민반응이 아니라 정권 차원의 총력 대응입니다. 막지 못하면 무너진다는 위기의식이 눈에 훤히 보입니다”라고 했다.
이어 “원전에 관한 진실이 밝혀질까 두려운 것인가. 단순 실무진 차원의 검토였다는 비루한 변명이 통할 것이라 생각하다니 한심하다”며 “‘원전 게이트’의 진실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북한 원전 지원의 진실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도 이날 “산업부의 ‘신내린 사무관’이 감사원 감사를 앞두고 심야에 불법삭제한 파일 중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 (북원추)’ 파일이 있었음이 드러났다”며 “핀란드말로 북한을 뜻하는 ‘뽀요이스(pohjois)’라는 이름의 폴더에 있던 북한 관련 17개 파일이 모두 삭제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청와대는 가짜뉴스니 법적대응이니 하면서 야당을 겁박할 게 아니라, ‘뽀요이스 북원추’ 파일에 도대체 무슨 내용이 있었는지, 문 대통령이 도보다리회담에서 김정은에게 준 usb에는 무엇이 있었는지, 정상회담 직후에 대통령은 무엇을 지시했는지 사실 그대로 밝히면 될 일”이라며 “그리고 검찰은 뽀요이스 북원추 파일에 도대체 무슨 내용이 들어있는지, 포렌식으로 드러난 모든 진실을 샅샅이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태진 (tjpar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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