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랩] '초콜릿'에서 '롤러블'까지..흥망성쇠 LG폰 25년사

유현우 2021. 1. 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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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LG전자 권봉석 사장이 사내 메시지를 통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사업 철수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1995년 ‘화통’으로 시작해 2009년 ‘싸이언’으로 세계 3위까지 올랐던 LG전자는 한발 늦게 뛰어든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결국 휴대폰 사업 매각 갈림길에 섰습니다.

LG전자의 시작은 좋았습니다. 1996년 삼성, 현대 컨소시엄이었던 에버넷을 제치고 휴대폰 제조와 통신 서비스를 함께하며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에 오르죠.

하지만 삼성전자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한발 늦은 신기술 개발에 국내 점유율은 삼성전자의 절반 정도밖에 미치지 못합니다.

LG전자의 메가 히트작은 2005년에 나옵니다. 김태희가 광고해 유명한 ‘초콜릿폰’이죠. 디자인이 상당히 예뻤습니다. 검은색 케이스에 붉은색 터치 패드 빛이 어우러져 고급스러웠죠. 초콜릿폰 뒤 LG전자는 히트작을 이어갑니다.

명품 브랜드와 손잡고 만든 프라다폰으로 꼬리표처럼 붙어있던 ‘저가 이미지’를 없애는데 성공하기도 했죠. 파스텔톤 색상으로 출시했던 롤리팝폰도 당시 인기가수였던 빅뱅과 2ne1을 광고모델로 내세우며 LG 휴대폰은 인기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프라다폰이 나왔던 2007년은 휴대폰 시장에 대격변이 일어난 해이기도 했는데요. 바로 아이폰의 등장!

범용 OS를 사용한 스마트폰의 등장에 삼성전자는 재빠르게 스마트폰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아이폰 출시 다음 해인 2008년 옴니아를 출시하며 스마트폰으로 맞서죠. LG전자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국내에서 아이폰을 출시한 2009년까지 주력상품은 피처폰이었죠.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 진입에 늦은 이유 중 하나로 많은 사람들이 ‘맥킨지 컨설팅’을 꼽습니다. ‘기술보다 마케팅으로 투자하라’는 맥킨지의 조언을 초콜릿폰과 프라다폰으로 마케팅 성공을 맛봤던 LG전자는 받아들였고, 맥킨지가 LG전자에 ‘스마트폰은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 것’이라며 스마트폰 사업 진출을 말렸다고 소문이 나기도 했죠.

뒤늦게 스마트폰 시장에 들어온 LG전자, 뒷심도 있었습니다. 2014년 출시한 G3가 1,000만대 넘게 팔리며 LG 휴대폰은 재도약의 기회를 맞습니다. 하지만 후속모델인 G4가 발열 문제와 무한 부팅 논란으로 시장의 냉혹한 평가를 받죠. 최근 CES2021에서 롤러블폰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지만, 23분기 연속 적자를 낸 LG전자는 결국 휴대폰 사업을 매각까지 검토한다고 밝혔습니다.

세계 휴대폰 시장 10%를 점유하며 세계 휴대폰 강자였던 LG전자, 아직 방향이 결정된 건 아니지만 이런 상황까지 오다니.. 아쉬움이 남습니다.

구성 유현우
편집 박현지
디자인 이효정


https://www.youtube.com/watch?v=yW13OG6RQDw

유현우 기자 (ry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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