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톱의 개미대첩 이끈 '대장 개미' "일단 집 한채 지을래요"

공매도 세력 농락하며 하루 134.8% 폭등한 미 게임스톱 주가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 지역에 있는 비디오 유통체인 게임스톱의 매장 앞으로 한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게임스톱의 주가는 공매도 세력에 맞선 개인 투자자들의 대대적 매수세에 힘입어 134.8% 폭등했다. 사진 = 연합

"일단 집 한 채 지을래요."

미국 '게임스톱 개미대첩'을 일군 대장개미가 수익금으로 하겠다고 밝힌 계획이다.

미국 비디오게임 유통사 게임스톱이 대형 헤지펀드의 투기성 공매도에 대응한 '개미 투자자의 반란'을 이끈 키스 질(34)은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이번에 번 돈으로 일단 고향에 실내 트랙을 갖춘 집을 짓겠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두 살짜리 딸을 둔 유튜버이자 개인투자자인 키스 질은 대학 때까지 장거리 달리기 선수였다.

그는 이번 대첩 등으로 막대한 주식투자 수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WSJ는 지난 21일 주식시장 마감 이후 그의 허락을 얻어 들여다본 그의 온라인 거래계좌에는 옵션과 주식, 현금을 모두 합쳐 3300만달러(약 370억원) 가량이 들어있었다고 전했다.

전 세계 주식투자자들에게 화제를 모은 이번 '개미대첩'은 개미들이 힘을 합쳐 헤지펀드의 공매도를 이겨낸 것을 말한다. 월가의 유명 헤지펀드인 멜빈캐피털은 주가하락에 맞춘 공매도를 한 상황이었다. 개미들은 이 같은 멜빈캐피털의 공매도에 맞서 게임스톱의 주식을 사면서 주가를 끌어 올렸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말 13억 달러(약 1조5000억원)였던 게임스톱의 시가총액은 개미들의 공으로 현재 200억 달러(약 22조3000억 원) 이상으로 늘었다. 주가는 325달러 가량이다.

질은 지난 2019년 6월 게임스톱에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당시는 게임스톱은 1년 사이에 다섯 번째 대표이사 선임을 준비하는 등 고전을 거듭하고 있었다. 질은 하지만 사업모델에서 최신 게임콘솔을 바탕으로 새 고객을 끌어모을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5달러 내외에 불과했다.

질은 인터뷰에서 주식 가치를 찾으려 했을 뿐, 유명한 일을 만들어내려고 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WSJ는 그가 이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레딧의 주식토론방인 '월스트릿베츠'에선 유명 인사라고 전했다. 질은 작년 여름엔 '포효하는 키티'(Roaring Kitty)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활동 중이다. 레딧과 유튜브는 그가 거대 헤지펀드의 공매도를 상대로 '전쟁'을 주도할 수 있게 한 강력한 무기였다.

인터뷰에서 질은 최근까지 매사추세츠 생명보험에서 마케팅 직원으로 일했다고 전했다.

김병탁기자 kbt4@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