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칼럼]미래 모빌리티의 '파운드리'는 누가 주도할 것인가?

이승현 2021. 1. 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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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애플카 위탁생산 대상으로 주목받아
글로벌 공장있고 기술력·전기차 전용 플랫폼 갖춰
미래 자동차 제작사, 전문위탁생산업체로 부각
기아, 애플카 위탁생산으로 파운드리 선점할 수 있어
[이데일리 칼럼리스트=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최근 화두는 자율주행 전기차다. 얼마 전 미국 애플에서 애플카를 오는 2024년 출시하겠다는 폭탄 발표로 전 세계가 난리가 났다. 애플이 세계 최초로 인류를 변화시키는 혁신제품인 스마트폰 아이폰을 출시한 것과 같이 그 다음 세대가 바로 애플카 같은 미래 모빌리티다. 애플카가 출시되면서 전 세계는 다시 자율주행 전기차를 기반으로 유사한 모델이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제작사만이 차량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기업 누구나가 차량을 출시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이를 활용한 각종 비즈니스 모델이 나타날 것이다.

현대차는 애플카의 주문제작에 대한 협의 요청은 파란을 일으켰으며, 위탁 생산의 대상으로 기아가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위탁생산이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고민은 있고 그렇다고 애플이라는 글로벌 기업의 좋은 상생관계를 거절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대상으로 기아가 부각된 것이다. 마침 기아가 목적기반 자동차인 PBV를 생각하고 있어서 더욱 최적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하겠다.

애플카는 아이폰과 같이 위탁생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위탁받을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에 공장이 있어서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자율주행 전기차를 목적으로 하는 만큼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기술적인 수준이 최상위이어야 하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이러한 경험을 가지면서도 안전성 등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글로벌 제작사가 가장 안성맞춤이다. 그러나 이러한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글로벌 제작사는 한계가 있고 위탁생산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하고 독자적인 애플의 고유 운영프로그램을 반영한 애플카 출시는 자사 브랜드 이미지 등 여러 면에서 위험요소도 도사리고 있다.

이러한 요소를 생각하면 기아는 여러 측면에서 가장 최적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차와 달리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기도 쉽지 않지만 카니발이나 쏘렌토 등 차종별 프리미엄화는 잘 이뤄져 있다. 여기에 현대차와 공유할 정도로 기술적 노하우도 좋고 역시 전 세계적으로 공장이 포진돼 있어 글로벌 수준의 최적 요소를 고루고루 갖추고 있다. 그 만큼 애플과 최적의 그림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의 향방이 기대되는 이유다.

미래 글로벌 자동차 제작사는 다양한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 생태계가 크게 변하면서 수퍼 갑의 자동차 생산체가 아니라 주문형 생산자가 등장해 시장 판도가 크게 변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업계에서 파운드리라는 전문 위탁 생산업체도 크게 부각된다는 뜻이다.

파운드리는 반도체를 전문적으로 대량 위탁생산 해주는 방식을 뜻한다. 삼성이 세계 스마트폰과 메모리 반도체를 석권하고 있으면서도 최근 파운드리 세계 1위 목표를 발표한 이유도 파운드리가 차지하는 실질적인 먹거리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의 TSMC와 삼성의 전쟁은 더욱 크게 번지고 있고 주도권 싸움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파운드리가 미래 모빌리티에도 불어 닥친다는 뜻이다. 누가 주도권을 쥐는 가가 미래 모빌리티의 큰 키를 쥔다는 뜻도 된다.

기아의 애플에 대한 위탁생산 기대는 그래서 더욱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애플카의 위탁 생산이 본격 시작된다면 앞으로 구글카, 아마존카는 물론 LG카, 삼성카도 기아차가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영역도 아니어서 선점에 대한 의미가 크기 때문이고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위탁생산의 시작점을 알린다고 할 수 있다.

기아 입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의 E-GMP라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덮개만 다르게 하면 다양한 모델이 주문에 맞추어 생산이 가능해지고 전문적인 흑자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러한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파운드리의 주도권을 우리 기업이 우선적으로 가져오길 바라면서 미래에 대한 대변혁을 기대한다.

이승현 (eye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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