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語사전] '애꾸러기' 땅에서 '돌추기'·'흙깔이'하는 북한 농민

김정근 기자 입력 2021. 1. 3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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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말'이라고 부르는 북한말은 우리말과 같으면서 다르고, 다르면서도 같다.

조선말대사전은 애꾸러기를 두고 '애를 몹시 태우는 사람이나 물건을 홀하게(낮게) 이르는 말'로 설명하고 있다.

애꾸러기는 우리 국어사전엔 실려있지 않지만 이러한 규칙을 그대로 적용해도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

조선말대사전에 따르면 돌추기는 '돌을 추어내는 일'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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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농사 차비로 바쁜 北 농촌..'웅글진' 소영각 소리도 가득

[편집자주]'조선말'이라고 부르는 북한말은 우리말과 같으면서 다르고, 다르면서도 같다. [北語(북어)사전]을 통해 차이의 경계를 좁혀보려 한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함경남도 함주군 동봉협동농장에서 트랙터를 고치는 북한 주민의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정근 기자 = 북한의 농촌은 겨울에도 바쁘게 돌아간다. 특히 새해 농사 채비를 위해 분주한 농장에서 생소한 북한말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수확고를 기대하기 힘든 애꾸러기 포전이 수십 정보."

지난 2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척박한 농지를 가꿔가는 농민의 모습을 조명했다. 그런데 문장 중 우리 사전엔 없는 '애꾸러기'라는 단어에 관심이 간다.

조선말대사전은 애꾸러기를 두고 '애를 몹시 태우는 사람이나 물건을 홀하게(낮게) 이르는 말'로 설명하고 있다. 애꾸러기 포전이란 농민들의 '애를 태우는 밭'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주로 명사 뒤에 붙는 접미사 '-꾸러기'는 '그것이 심하거나 많은 사람'을 의미할 때 쓰인다. 일례로 장난꾸러기는 '장난이 심하거나 많은 사람'을 뜻하는 식이다.

애꾸러기는 우리 국어사전엔 실려있지 않지만 이러한 규칙을 그대로 적용해도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 다만 사람뿐 아니라 사물에도 활용된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는 모습이다.

"아침 일과로 돌추기를 꾸준히 진행하는 것과 함께 흙깔이를 대대적으로 하여 지력을 높여나갔다."

같은 날 신문은 아침부터 농장에 나가 '돌추기'와 '흙깔이'를 진행하는 농장원의 아침 일과를 전했다. 그런데 돌추기와 흙깔이의 정확한 뜻은 무엇일까.

조선말대사전에 따르면 돌추기는 '돌을 추어내는 일'란 뜻이다. 우리 국어사전엔 '돌을 가려내는 일'이란 의미를 가진 북한어로 소개돼 있다. 다만 우리말 중 이러한 작업을 뜻하는 명사는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문장에 함께 나온 흙깔이도 북한에서만 쓰이는 말이다. 그 뜻은 '다른 데 있는 흙을 파서 옮겨다가 논밭에 까는 일'이다. 이는 토질을 개량하기 위한 작업으로 우리 사전엔 '객토(客土)'라는 한자어가 같은 뜻으로 올라 있다.

"뜨락또르(트랙터) 소리도 정답고 웅글진 소영각 소리도 좋다."

지난 27일 신문은 농사 채비로 분주한 농촌의 풍경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웅글지다'라는 낯선 북한말을 문장에 실었다.

웅글지다는 '소리가 울려 나오면서 굵은 데가 있다'라는 의미가 있다. 소의 울음소리를 가리키는 소영각과 붙여 해석해보면 '소리가 굵은 소의 울음소리도 좋다'라는 뜻의 문장이 된다.

우리 사전엔 웅글지다 대신 '웅글다'라는 말이 실려 있다. 이는 '소리가 깊고 굵다'라는 뜻으로 "웅근 메아리 소리'와 같은 방식으로 활용된다.

■ 애꾸러기 = 애를 몹시 태우는 사람이나 물건.

■ 돌추기 = 돌을 추어내는 일.

■ 흙깔이 = 다른 데 있는 흙을 파서 옮겨다가 논밭에 까는 일.

■ 웅글지다 = 소리가 울려 나오면서 굵은 데가 있다.

carro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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