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하나로 차도 사고 보험도 들고..내 생활 바꾸는 '마이데이터'

양성희 기자 2021. 1. 30.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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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가족]금융사, 빅테크 흩어진 데이터 한곳에..내 정보의 주인은 '나'

[편집자주] 머니가족은 나머니씨 가족이 일상생활에서 좌충우돌 겪을 수 있는 경제이야기를 알기 쉽게 전하기 위해 탄생한 캐릭터입니다. 머니가족은 50대 가장 나머니씨(55세)와 알뜰주부 대표격인 아내 오알뜰씨(52세), 30대 직장인 장녀 나신상씨(30세), 취업준비생인 아들 나정보씨(27세)입니다. 그리고 나씨의 어머니 엄청나씨(78세)와 미혼인 막내 동생 나신용씨(41세)도 함께 삽니다. 머니가족은 급변하는 금융시장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올바른 상식을 전해주는 것은 물론 재테크방법, 주의사항 등 재미있는 금융생활을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머니가족/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 7년 만에 차를 바꾸려는 나머니씨. 마침 자동차 보험, 운전자 보험도 만기가 다가와 차 인도 시기를 보험 갈아타는 날짜와 맞추려 한다. 그러나 매일 차 매매 사이트와 보험사 앱(애플리케이션)을 오가다 보니 골치가 아파졌다. 한꺼번에 되는 방법이 없는지 찾아 봤지만 헛수고였다.

앞으로는 이런 번거로움 없이 자동차 매매와 보험사 변경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할 수 있게 된다. 개정된 신용정보법에 따라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이 가능해지면서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KB국민은행을 비롯한 5개 은행과 네이버파이낸셜을 포함한 14개 핀테크 등 모두 28개사에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내줬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오는 8월 시작된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금융생활은 물론 생활 전반이 달라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사라지고 소비자가 자신의 자산 내역 등 신용정보를 한눈에 파악해 관리할 수 있게 되면서다.
마이데이터, 말 그대로 '나의 정보'
마이데이터란 소비자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직접,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나’를 강조한 명칭에서 알수 있듯이 데이터의 주인이 금융사나 다른 기관이 아닌 개인이라고 분명히 정의하고 있다. 나의 정보를 직접, 적극적으로 관리·활용하는 환경이 조성된 건 사업자들끼리 데이터 이동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각각 회사에 흩어져있던 개인의 신용정보가 한곳으로 통합, 수집될 수 있도록 인프라가 마련된 것이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예시/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누구나 쉽게 자산관리…내 집 마련부터 소액 투자까지 한번에
마이데이터 시대가 열리면 맞춤형 자산관리가 일상이 된다. 이 때문에 ‘금융비서’로도 불린다. 부유층만 누리던 자산관리 서비스를 누구나 손쉽게 받을 수 있다. 거래금액, 이자율 등 정보를 한눈에 파악해 관리하면서 금융상품 수익률 등 개선이 쉬워진다.

나에게 딱 맞는 상품을 만날 가능성도 커졌다. 한 금융사의 테두리에 갇힐 염려가 없어서다. 머신러닝(기계학습)을 통해 사용패턴을 분석하고 비슷한 고객군이 즐겨 쓰는 상품을 알아볼 수도 있다.

내 집 마련 등 목표별 시뮬레이션을 돌려 언제까지 청약저축을 얼마 더 늘리는 등 전략을 짜기도 수월해진다. 소소한 투자도 가능하다. 자투리 금액도 남기지 않고 소액 투자를 추천받아 포트폴리오를 촘촘히 짜면 된다.

실제 은행들은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비해 일찍이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였다. 신한은행은 2019년 10월 모바일뱅킹 앱 신한 쏠(SOL)에서 ‘MY(마이)자산’을 출시했다. 475만명 고객이 이용하는 마이자산에서는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부동산, 연금 등 금융자산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앞으로 자산 범위를 확장해 금융자산은 물론이고 실물자산, 디지털자산도 한번에 관리할 수 있도록 개편한다. 한정판 스니커즈 재테크도 예·적금과 마찬가지로 관리하는 식이다. 유통, 통신과의 제휴도 추진 중이다.
부동산 시세 파악, 매매 거래, 주택담보대출을 한 앱에서?
마이데이터 사업이 시작되면 이자납입일 등 금융일정을 챙기기도 편해진다. A은행에서 신용대출을, B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고 이자납입일이 다르더라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일주일 뒤 통장 잔액을 예측해 맞춤형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대환 대출도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생애주기별로 금융자산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제시받을 수도 있다. 예컨대 사회초년생이 금융생활에 첫발을 내딛은 뒤 신용점수를 높이기 위한 금융습관을 조언받고 일찍부터 연금가입 등을 통해 은퇴 후 생활을 준비하는 식이다.

이밖에 통신료 납부내역, 소액결제 내역 등도 하나의 플랫폼에서 조회할 수 있다. 국세·지방세 납부정보, 전기·수도 납부정보,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 공공정보도 파악 가능하다.

금융, 비금융의 경계가 완전히 사라져 부동산 시세를 파악하고 매매 거래를 한 뒤 대출을 받는 일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두 할 수 있다. 예컨대 건강검진 정보를 기반으로 보험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소비자 주권 보호자"
이처럼 소비자는 각종 정보에 편하게 접근해 특화한 자산관리, 신용관리 등 서비스를 손쉽게 누리게 됐다. 소비자 권익도 높아질 전망이다. 자칫 놓칠 수 있는 금리인하요구권 등을 잊지 않고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의 원천이 소비자에게 있다는 사실도 더욱 분명해졌다. 금융위는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소비자 금융주권을 위해 보호자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회사에 금리인하 요구권을 대리 행사하거나 소비자에게 유리한 금융상품을 추천할 수 있어서다.

마이데이터는 산업 환경도 뒤바꿔놓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데이터 인프라를 ‘데이터 댐’으로 부르기도 한다. 물처럼 데이터가 곳곳에 흐르고 유통될 수 있게 수로를 만드는 일에 빗댄 것이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금융회사나 빅테크도 데이터를 토대로 차별화한 서비스를 내놓으며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모두가 소비자 친화적인 상품을 개발할 수밖에 없게 되면서 결국 소비자에게 이득이 돌아갈 것으로 본다. 금융위는 “소비자의 권익이 향상되고 데이터 주권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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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희 기자 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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