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샵 아프리카] 코로나 더 위험하나 스트레스 덜한 듯한 남아공

김성진 2021. 1. 3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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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확진자는 훨씬 적지만 '모범방역' 따른 압박감은 심할 수도
남아공 프리토리아 한 쇼핑몰의 식당가 (프리토리아=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29일(현지시간) 남아공 수도 프리토리아의 한 쇼핑몰에 있는 식당가에서 사람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2021.1.30 sungjin@yna.co.kr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지난 28일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40여만 명이고 이 가운데 사망자도 4만 명이 넘는다.

같은 날 대한민국은 누적 확진자 수가 7만7천 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는 1천400명에 가깝다.

수치 비교만으로 한국이 압도적으로 적다.

누적 확진자 수는 대략 20분의 1 수준이고 사망자는 100분의 4 이하다.

남아공 인구(5천856만명)수가 한국(5천182만 명)보다 약 700만 명 많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방역 수준 차이가 크다.

그러나 남반구 남아공에서 바라볼 때 한국의 '모범 방역'이 거저 주어지는 것은 아닌 듯하다. 마치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점수가 조금만 떨어져도 더 민감할 수 있는 것과 같다.

그에 비해 이곳 남아공에서는 변이바이러스까지 나와 객관적으로 더 위험하기는 하지만 스트레스 체감도는 상대적으로 덜할 수 있다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른 교민, 공관 직원 등과 얘기 나눌 때도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물론 스트레스라는 것이 주관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한국은 남아공과 달리 스마트폰과 카드 결제 등을 통해 철저한 동선 추적을 하고 양성 반응시 관련 정보를 상세히 공개하며 어느 지방을 가면 해당 지역 유병 현황까지 바로 바로 알려주는 덕분에 관리가 잘 되는 반면 그만큼 조심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아울러 남아공에 비해 훨씬 촘촘한 사회라서 확진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자칫 '조심하지 않아서 그렇다'는 사회적 낙인찍기로 이어질 공산도 더 클 수 있다.

지난해 10월 귀국해 한국에서 3개월간 있다가 남아공에 돌아온 한 교민은 2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사람들도 거의 못 만나고 집에서 주로 쉬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모처럼 만난 본가 식구끼리 다 함께 식사도 못하고, 식당에서도 테이블당 4명 넘게 식사하면 안된다고 해서 테이블끼리 따로 떨어져 먹고 계산도 각자 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에 비해 남아공은 현재 강화된 봉쇄령 3단계에서 불필요한 사회적 접촉을 피하라고 하지만 주류판매 금지와 야간통행금지 등을 제외하고 이처럼 엄격하게 규제하거나 추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은 이제 상당히 정착돼 있다.

식사하면서 담소하는 남아공 프리토리아 시민들 (프리토리아=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29일 프리토리아 한 쇼핑몰의 식당가에서 사람들이 평온하게 식사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봉쇄령 때문에 식당이 꽉 차지는 않지만 그래도 곳곳에 손님들이 있었다. 2021.1.30. sungjin@yna.co.kr

이 교민은 웃음과 함께 "한국이 더 무서운 분위기"라면서 "매스컴이 그렇게 만들어가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라고 풀이했다.

남아공에 있다가 한국에 약 6개월간 머물고 있는 40대 주부도 최근 "귀국한 이후 간소하게나마 외식한 것은 단 두 차례에 불과하다"라고 전했다.

당면한 자녀 입시 문제 때문에 더욱 조심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러면서 남아공보다 한국이 훨씬 더 인구 밀도가 높기 때문에 심리적 압박감이 더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남아공 면적은 한반도의 5.5배, 대한민국의 12배에 달한다.

최대 경제중심 요하네스버그와 행정수도 프리토리아는 도시 집중도나 아파트 등 밀집도에서 서울보다 단연 낮다. 서울의 아파트 엘리베이터와 지하철 혼잡은 남아공에서 좀처럼 생각하기 힘들다.

단, 흑인밀집 지대인 타운십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밀집돼 있고 무증상 감염자도 많다는 점에서는 남아공이 더 심하다.

어찌 됐든 남아공이 코로나19 타격 정도는 더 심대하지만, 객관적 상황에 비해 개인적인 스트레스 체감도는 상대적으로 덜할 수도 있다는 것은 교민뿐 아니라 현지인도 어느 정도 수긍했다.

프리토리아의 한 골프에스테이트에 거주하는 프랑스와(39)는 지난 27일 "주변 가족 가운데 연세가 일흔 가까우신 아버지만 빼고 대체로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거 같다"라면서 "단지 나를 비롯해 다들 조심하기는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나님이 보호하신다고 믿는다"라면서 최근 조정된 록다운(봉쇄령) 가운데 정부의 주류판매 금지 등에 대해서도 "100%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해는 한다"라고 덧붙였다.

상가 몰의 한 직원도 29일 "위생 수칙만 잘 따르면 문제 없다"라면서 "나는 그렇게 스트레스 받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최근 노사간 협상 등에 컨설팅 일을 하는 아티는 28일 스트레스가 많냐는 질문에 "무섭기는 하다"라면서 자신이 일하는 사진을 보여줬다.

그는 마스크 위에 플라스틱 얼굴 가리개를 이중으로 착용하고 일하고 있었고 폐쇄된 공간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좀 떨어져 협상에 참여하고 있었다.

아티의 둘째 아들로 11학년(우리의 고2 해당)인 로프는 "남아공 실제 감염이 현재 보고된 것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보다 이용료가 훨씬 저렴해 대중화돼 있는 남아공 골프장은 연일 붐빈다. 과거 연말연시 휴가 시즌에는 프리토리아 일대 골프장이 텅텅 비었지만, 이번에는 여행 자제 등으로 "연일 풀 부킹"이라고 골프장 관계자는 전했다.

남아공은 광활하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에서 캠핑 등 가족 친화적인 아웃도어 활동을 많이 할 수 있는 것도 한 장점으로 꼽힌다.

남아공 프리토리아 하늘에 뜬 무지개 (프리토리아=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지난 26일 오후 비가 온 후 구름 낀 프리토리아 하늘에 무지개가 아름답게 걸려 있다. 2021.1.30 sungjin@yna.co.kr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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