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계의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한국 시장도 접수할까

김수현 기자 2021. 1. 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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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차트 위주 음원 소비 벗어나 취향맞는 음악 발굴.."국내 음원 확보, 성공 여부 가를 것
뉴욕 타임스퀘어에 메인 전광판을 장식하고 있는 에픽하이의 앨범 커버. /사진=에픽하이 페이스북


"믿기 어렵겠지만 합성이 아니다. 우리 앨범을 인정해준 스포티파이에 감사한다!"

25일 밤 뉴욕 타임스퀘어의 가장 중심에 위치한 메인전광판엔 한국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정규 10집 첫 번째 앨범 커버가 등장했다. 세계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 본사의 특별한 선물이다. 에픽하이의 새 앨범을 명반으로 인정해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을 장식하도록 한 것이다. 인기 차트 위주의 음원 소비방식을 공략하는 대신, 전세계 뮤지션의 음악을 적극 발굴하고 알리는 스포티파이의 사업모델을 드러낸다.

스포티파이가 올해 상반기 중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 강력한 음악 추천기능을 기반으로 이용자의 취향에 맞는 전세계 뮤지션을 발굴하는 스포티파이가 K팝의 글로벌 확산에 더욱 기여할 창구가 될 수 있단 기대가 나온다.
스포티파이 "음원 콘텐츠 확보엔 돈 아끼지 않는다"

스포티파이는 2011년 애플 아이튠즈가 꽉 잡고 있던 미국 시장에 진출해 돌풍을 일으켰다. 2006년 스웨덴 스톡홀름에 회사를 창업한 다니엘 에크가 음원 불법 다운로드로 쇠퇴하던 음원 시장을 살리기 위해 무료로 음악을 듣는 대신 광고를 듣게 하는 스트리밍 사업을 생각해낸 게 출발점이다. 현재 92개국 3억2000만명이 가입해 1억4400만명이 돈을 내고 쓴다.

스포티파이는 다른 경쟁사보다 비싼 저작권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방대한 음원을 확보했다. 지난 3분기 누적기준 매출 57억1200만유로 중 매출원가가 42억7200만유로에 달한다. 매출원가의 대부분이 음원 저작권료다. 스포티파이는 스트리밍 1회당 0.00318달러를 저작권료로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가 방대한 음원 라이브러리다. 스포티파이는 6000만곡 이상의 노래와 40억개 이상의 재생 목록, 190만개의 팟캐스트를 보유하고 있다.

끊임없는 기술 투자로 음악 추천(큐레이션) 서비스를 고도화하면서 경쟁력을 키웠다. 매주 월요일 이용자의 취향에 맞는 재생목록을 만들어주는 '디스커버 위클리'는 스포티파이 이용자 만족도가 가장 높은 기능 중 하나다. 2015년 서비스가 나온 후 누적 이용시간이 23억 시간을 넘는다.

스포티파이는 인디 뮤지션·신인 가수 음악을 적극 발굴, 유통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스포티파이 내 기능인 ‘레이더’(RADAR)가 대표적이다. 스포티파이는 지난해 ‘레이더 코리아’도 만들어 트레저·알렉사·비비 등 한국 신인 가수들을 전 세계 이용자들에게 알렸다.
'오디오계의 넷플릭스'…한국 음원 시장에 '메기' 역할 할까
다니엘 에크 스포티파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다니엘 에크 스포티파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회사의 목표가 "세계 최고의 오디오 플랫폼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한국에서도 음원 뿐 아니라 종합적인 오디오 플랫폼으로서 발을 넓혀갈 수 있다는 얘기다.

음악을 듣는 사람들뿐 아니라 정치, 스포츠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입자 기반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팟캐스트는 '오리지널 콘텐츠'로서 음원과 달리 재생할때마다 저작권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넷플릭스처럼 오리지널 콘텐츠로 청취자들을 끌어들이되, 다른 한편으로는 팟캐스트 청취자들이 유튜브처럼 제작자로 참여하고 돈을 버는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2019년 팟캐스트를 쉽게 제작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는 '앵커'(Anchor)를 1억1000만 달러에 인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포티파이가 국내 시장에서 음원유통뿐 아니라 K팝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해외 유통과 연계한 사업 등도 추진한다면 국내 음원시장에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유통모델이 등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결국 '오리지널 콘텐츠'와 음원 확보가 관건
스포티파이가 한국을 뒤흔든 넷플릭스의 성공 가도를 달릴까, 찻잔 속의 태풍에 그쳤던 애플뮤직의 길을 갈까. 이를 지켜보는 멜론, 지니뮤직, 플로 등 국내 음원 스트리밍 사업자들의 긴장감은 커지고 있다.

관건은 국내 음원 확보다. 2016년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뮤직은 국내 음원 확보에 실패하면서 국내 시장 1% 가량을 점유하는 데 그치고 있다. 애플 뮤직이 그랬듯, 스포티파이의 국내 음원 확보도 쉽지 않을 수 있다. 카카오·지니뮤직 등은 ‘음원 서비스사’일 뿐 아니라 ‘음원 유통사’다. 유통사의 협조 없이는 음원 서비스가 어렵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제공하는 스포티파이 무료 서비스가 국내에서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등의 입김으로 인해 적용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른 관계자는 "이미 국내에서도 미국과 일본 등으로 가상사설망(VPN)을 우회해 사용하고 있는 이용자가 많은 만큼, 진입 장벽이 많은 국내 음악 스트리밍 시장을 어떻게 공략할지, 스포티파이의 전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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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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