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성 없었다"는 강남모녀, 억대 손배소 피할 수 있나

우장호 2021. 1. 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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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증상에도 제주를 여행했다는 이유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이른바 '강남모녀'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장기화하고 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 여행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강남모녀는 소송을 맡은 제주지법 민사2단독(부장판사 송현경)에 "(여행 중에)코로나19 감염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고의도 없었고, 과실도 아니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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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기일 연기로 재판 순연, 3월19일 첫 변론
모녀 측 "코로나19 가능성 인식 없어, 과실도 아니"
제주도 "서울가자마자 검사, 미필적 고의는 충분"
재판부, 원고 측 변호인에 "고의적 위반 입증해야"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제주를 4박5일간 여행한 미국 유학생 모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과 관련해 30일 제주도 관계자(오른쪽)가 제주지방법원 민원실에서 강남구 21·26번 환자 이른바 '강남 모녀'를 상대로 1억3200만원 상당의 손해 배상 청구 소송장을 제출하고 있다. 원고는 제주도와 업체 2곳, 자가격리자 2명 등 총 5명이다. 2020.03.30.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증상에도 제주를 여행했다는 이유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이른바 '강남모녀'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장기화하고 있다. 변론 기일이 두 차례 연기되면서 핵심 쟁점 사안에 대한 심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재판부가 피고 측 답변서가 도달하기 전 '무변론 선고' 기일을 지정하는 등 소송의 쟁점이 의외로 복잡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판부는 원고 측 변호인에게 모녀의 제주 여행이 '고의적 위반'인지 아니면 단순한 '주의의무위반'에 해당하는지를 분명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모녀가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알고도 제주 여행을 강행했는지 여부를 입증해달라는 취지의 주문이다. 고의성의 인정되면 처벌은 피할 수 없다. 다만 당시에 단순 권고에 머물렀던 자가격리수칙 미준수에 해당한다면 모녀가 받게될 법적 책임의 무게는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 여행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강남모녀는 소송을 맡은 제주지법 민사2단독(부장판사 송현경)에 "(여행 중에)코로나19 감염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고의도 없었고, 과실도 아니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했다.

답변서에는 제주 여행 기간동안 병원을 방문한 이유로 평소 앓고 있던 알레르기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서라는 주장도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제주를 4박5일간 여행한 미국 유학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26일 확진자가 다녀간 제주 도내 한 리조트가 방역을 마친 후 임시 휴업하고 있다. 2020.03.26. woo1223@newsis.com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제주도 측의 소송을 대리하는 이정언 변호사는 "(모녀가) 왜 돌아가자마자 바로 강남 보건소로 가서 코로나 진단 검사를 받았는지 등 피고들에게 최소한 '미필적 고의'는 있지 않았나 (판단한다)"고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지난해 3월 소송 제기에 앞서 가진 브리핑에서 "(모녀가) 역학조사 당시에는 제주도에 오자마자 증상이 나타났다고 말했지만, 일이 커지니 평소 증세라고 말했다"면서 "사후 말 바꾸기나 책임 회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주도가 모녀를 상대로 청구한 손해배상 금액은 1억3200만여원 가량이다. 모녀가 다녀간 이후 업장이 폐쇄됐던 업체 등 공동 원고로 참여한 소송당사자들의 피해 규모를 고려한 액수다.

소송의 결과는 예단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고의성 입증'은 쉽지 않을 뿐더러, 자칫 '괘씸죄'에 대한 행정의 선택적 소송에 대한 결과를 개인이 떠안아야 한다는 문제 제기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강남 모녀'에 대한 첫 변론 기일은 오는 3월19일 오후 2시 제주지법 민사2단독 심리로 진행된다.

한편, '강남모녀'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21번·26번 확진자는 지난해 3월20일 제주 여행을 시작했다. 입도 첫날 발열 등 증상이 있었지만, 지인과 4박5일간 여행했다.

모녀는 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직후 강남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았고, 곧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코로나19 증상 발현에도 여행을 강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의 대상이 됐다.

모녀를 엄벌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 게시글에는 20만명 이상의 국민들이 동의하기도 했다. 여기에 강남구청장이 "모녀도 '선의의 피해자'이다"라는 말로 불난 여론에 부채질을 해 비판 여론에 직면, 결국 사과한 바 있다.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지난 25일 오후 제주 여행 후 서울 강남구 보건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국 유학생 A씨(19·여)가 묵은 제주시 회천동 한화리조트에서 방역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제주한화리조트 제공) 2020.03.27. woo1223@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woo12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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