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전환 놓고 한·미 입장차 여전.. 文정부 구상 험로 예고
美 "상호조건 완전 충족 때 전환
시점 약속은 병력 위험하게 해"
2020년 불발된 FOC 2021년도 불투명
韓, 3월 연합훈련서 재검증 협의
美 2020년부터 "시간 더 필요" 밝혀
北 핵·미사일 전력 고도화 상황서
韓, 완벽 전환 조건 갖추기 어려워
새기준 마련 재협상도 쉽지않아
미 국방부 대변인실은 28일(현지시간) “전작권은 상호 합의한 조건이 완전히 충족될 때 전환될 것”이라며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은 미국과 한국이 상호 동의한 것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병력과 인력, 그리고 그 지역의 안보를 보장하는 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작권 전환시점을 특정하는 문제에 관해 “특정한 시점에 대한 약속은 우리 병력과 인력을 위험에 처하게 한다”며 “마찬가지로 병력과 인력, 지역의 안보를 보장하는 것은 단순히 한·미연합사령부의 지휘부를 바꾸는 것보다 더 복잡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 장관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재임 중 전작권 전환을 위한 진전된 성과를 낼 것”이라며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에게 최대한 이른 시일에 회담을 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서 장관 발언은 문재인정부 임기 내 전작권 전환 시기를 미국과 합의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됐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원칙을 내세운 데 그치지 않고 전작권 전환이 이뤄지는 특정시점을 못박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내비친 셈이다. 바이든 정부와의 전작권 전환 협상에서 소기의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놓고 한·미 간 인식차가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28일(현지시간)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상호 합의한 조건이 완전히 충족될 때 전환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전환 협의 가속화를 꾀하는 문재인정부 구상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작권 전환 어디까지 왔나
전작권은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을 맡을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평가가 끝나면 전환 시기를 정하고, 정해진 연도의 1년 전부터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 평가를 하게 된다. 지난해 8월 하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군 증원 인력이 불참해 FOC 검증에 필요한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군은 오는 3월 초 진행될 것으로 알려진 상반기 연합지휘소훈련에서 FOC 검증을 재실시하는 것을 놓고 미국 측과 협의 중이지만 코로나19 상황 탓에 훈련 실시 여부 등은 불확실하다. 군 당국은 주한미군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고 있고, 우리 군도 방역수칙을 준수하면 훈련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3월 연합훈련을 통해 FOC 검증 평가가 완료되면 문재인정부 임기 내에 전환 연도를 확정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나의 재임기간 전작권 전환에 진전된 성과가 있어야겠다”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가 전작권 전환을 서두르려면 한·미가 기존에 합의한 전작권 전환 조건을 충족하거나 기존 조건을 대신할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국방부는 한·미 간 이견이 있다고 해석되는 것을 경계하는 기류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 측과 긴밀히 공조해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체계적,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서 장관 발언에 대해서는 “우리 군의 능력 확보를 가속화하고, 미 측과 적극적 협의를 통해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틀 속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박수찬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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