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손실보상 '투트랙' 마주한 국민의힘 '딜레마'
현실적으로 여당 강행 막을 방법 없어..재원조달 방침 따질 듯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여권이 코로나19 손실보상 방안 논의를 구체화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의힘 속내는 복잡하다. 손실 보상 필요성 자체에는 동의하면서도 여당이 추진 중인 지원 방법과 시기가 '선거용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하는 국민의힘은 동시에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어 고심하는 모양새다.
3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은 코로나19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빠르되 신중하게 이뤄져야 하지만 재정건전성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앞서 민주당이 손실보상 법제화를 하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 국민의힘은 '불필요한 선거용 퍼포먼스'라고 비판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이날 통화에서 "개별법에 꼭 없어도 지원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다"며 "손실보상은 복잡하다. 대상, 손실, 지원 방법 등 복잡한데 그것에 대한 논의를 한 두번 해서 될 게 아니다"라고 전했다.
입법 과정을 거치면 오히려 법이 효력을 발휘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니 기존 법적 근거를 이용하거나 시행령·시행규칙으로 행정부가 속도감 있는 지원을 단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 28일 손실보상 법제화까지 생길 시간 공백을 4차 재난지원금으로 메우겠다는 '투트랙' 방침을 공식화함으로써 '지원 속도가 느리다'는 비판을 정면 돌파하기로 했다. 물론 문제는 재정이다. 2·3차 재난지원금이 각각 7조8000억원과 9조3000억원 규모로 편성됐던 것을 감안하면 4차 지원금의 경우 15조원에 달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빨리 지원해야 한다고 (비판하니) 그제서야 들고 나온 게 4차 재난지원금이다. 이 나라 돈이 자기들 것인 줄 안다. 천벌을 받을 것"이라며 "현금도 빨리 살포하고, 그러면서도 졸속 입법은 계속 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
하지만 국민의힘도 국회에서 민주당의 '투트랙' 방침을 강하게 반대하기는 쉽지 않다. 이 관계자는 '관련 논의가 막상 2월 국회에서 진행된다면 그것을 쉽게 반대할 수만은 없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특히 최근 가덕도 신공항 문제에 대해 민주당보다 다소간 무관심한 모습을 보였다가 부산 민심이 등돌리는 것을 체감한 국민의힘으로서 쉽지 않은 문제다. 여당을 '선거용 포퓰리즘'이라고 비판은 하면서도 같은 선거가 야당에게도 사활을 걸 정도로 중요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기에 날선 공방을 벌이기에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엠브레인 퍼블릭'이 뉴스1 의뢰로 지난 25~26일 조사해 27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강제 휴업 조치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에게 법적으로 손실을 보상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80.1%였다. 세부적으로는 '매우 공감' 25.6%, '공감하는 편' 54.5%로 집계됐다.
같은 조사에서 4차 재난지원금은 '선별적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이 58.7%, '전국민에 지급해야 한다'는 응답은 38.6%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p), 응답률 18.2%.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거대 여당에 맞설 수 있는 실효적 수단이 없다는 점도 큰 고민거리다. 21대 국회에서 많은 쟁점 법안들이 그랬듯 이번 대책도 임시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텐데 야당이 굳이 민생 지원에 힘 보태지 않는 모양새를 연출할 필요가 있냐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일단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내놓는 재원조달 방안을 꼼꼼하게 따지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불요불급한 예산부터 깎으라고 촉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국채 발행이나 증세 필요성을 들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재원만 있으면 우린들 힘든 국민을 안 돕고 싶겠나"라며 "그러나 재원은 유한한 것이다. 거대여당이 마음대로 휘두르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야당의 사명이다. 결국 저쪽(민주당)이 자기들 원하는대로 강행하더라도 그것을 최대한 저지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게 우리의 역할아니겠나"라고 강조했다.
yoo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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