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초점] 첫방부터 TV조선 신기록..'결사곡' 또 통한 '임성한 월드'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국내 대표 막장 트로이카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임성한 작가가 '절필' 선언 이후 새 필명 '피비'(Phoebe)로 선보인 복귀작에서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그가 처음으로 도전하는 미니시리즈인 TV조선 주말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이하 '결사곡')은 지난 23일 1회가 6.9%를, 2회가 7.2%(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TV조선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 6.3%를 각각 보였던 '간택-여인들의 전쟁'과 '바람과 구름과 비'의 성적을 경신한 수치다.
임성한 작가의 6년만의 복귀작인 '결사곡'은 잘나가는 30대, 40대, 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에게 닥친 상상도 못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다룬 드라마다. 30대 판사현(성훈 분)과 부혜령(이가령 분), 40대 신유신(이태곤 분)과 사피영(박주미 분), 50대 박해륜(전노민 분)과 이시은(전수경 분)이라는 세 쌍의 부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부혜령 사피영 이시은은 한 방송국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인연을 맺은 가까운 관계다.
'결사곡' 1~2회는 드라마가 결국 '불륜'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하게 했다. 딩크족인 부혜령과 판사현은 행복한 30대 부부였지만 판사현이 이혼에 대한 의지를 점차 드러내고 두 개의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다는 점, 다른 여성이 있다는 정황이 암시된 점 등으로 불륜이 암시됐다. 신유신 또한 아내 사피영을 향한 뜨거운 애정 행각을 보여주다가도 누군가와 통화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줘 의문을 남겼고, 박해륜은 이시은의 지독한 파스 냄새가 싫다며 돌연 이혼을 요구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들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남편들의 수상한 행동에 대한 이유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만큼 이번 드라마 역시 '막장'이라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있지만, 드라마 곳곳에서 암시된 불륜에 대한 단서들이 어떤 파격적인 전개로 치달을지 우려와 궁금증이 교차했다. 과거 임성한 작가는 '임성한 데스노트'라 불릴 만큼 난데없는 '비명횡사' 설정을 보여주는가 하면, 무속적인 장면 및 눈빛 광선과 같은 괴이한 신 등도 보여줬다. 이에 1~2회에서 암시된 불륜 설정들과 어떤 극적인 이야기를 보여줄지 이목이 집중된다.
서사나 캐릭터, 문법 등 여러 요소들에 있어 신선하고 새로운 면이 없었음에도 '결사곡'이 초반부터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은 '임성한 월드' 특유의 확고한 스타일이 시청자들에 여전히 통했음을 방증한다. 흔하지 않은 성으로 지은 독특한 작명도 여전했고 사담에 가까운 긴 대사신도 역시 많았다. 이번에도 부혜령과 사피영은 이시은이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받자 이를 주제로 길고 긴 대사신을 이어갔다. 이시은이 좀처럼 꾸미지 않아 남편이 이혼을 요구한 것이라 확신하고 훈수를 두는 부혜령과 사피영의 진지한 대사는 헛웃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사피영이 모친 모서향(이효춘 분)에게 바람을 피운 아버지를 용서하지 않았던 것에 대한 원망을 쏟아내는 신도 길고 반복적인 대사로 채워졌다.
앞서 유정준 감독은 제작발표회 당시 "완벽에 가까운 신들이 많아 놀랐다"고 감탄하는가 하면, 주연배우 성훈도 "이번 작품에 얼마나 열정을 다 했는지, 피를 토하면서 글을 쓰는지 느껴질 정도로 대본이 잘 나온 것 같다"고 자신했다. 아직까지는 이들의 자신감에 부합할 만한 기대 이상의 새로운 결과물이라 보기엔 어렵다는 평가지만, 임성한 작가는 그 이름값만으로도 건재한 흥행력을 입증했다.
그간 임성한 작가의 작품들은 비평 영역에서는 긍정적 평가를 받기보단, 논란과 구설로 높은 시청률을 달성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오랜만에 새로운 필명으로 돌아온 그가 이번 '결사곡'을 통해서는 어떻게 '임성한 월드'를 완성할 지, 또한 새로운 평가를 받아낼 수 있을 지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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