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임성근 판사 '탄핵소추안' 내주 발의.. 국회 판단은

강은경 기자 2021. 1. 30.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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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사법농단에 연루된 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을 추진한다.

사법농단 연루 판사 탄핵을 제안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탄희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용인시정)은 지난 29일 "국민의힘 대변인께서 무엇을 위한 탄핵소추인지 물었는데 사법농단 판사 탄핵소추는 헌법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임성근·이동근 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 제안에는 범여권 의원 111명이 함께 했는데 이번 소추안 발의에는 이보다 더 많은 의원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 의원 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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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사법농단에 연루된 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 소추를 추진한다. 사진은 지난 2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탄희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용인정)(왼쪽에서 네번째) 등이 국회 소통관에서 '사법농단 법관탄핵' 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사법농단에 연루된 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을 추진한다. 지도부가 공식 당론으로 채택하진 않았지만 동참하겠다는 의원이 늘고 있어 헌정 사상 최초로 법관 탄핵소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미 탄핵 소추안 발의 정족수 이상의 의원이 찬성 입장을 표명한 상태여서 탄핵 절차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당 지도부는 지난 28일 사법농단에 연루된 임성근 판사에 대한 탄핵안 발의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지도부는 민생 국회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에 탄핵 추진이 정치적 논란으로 변질될 가능성을 우려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27일부터 28일에 걸쳐 이어진 의원총회에서 법관 탄핵에 대한 당내 여론을 확인하면서 이를 수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당론 추진이 아닌 개별 의원들의 자유 판단에 맡기는 형태다.

임성근 판사는 '세월호 7시간' 의혹을 제기했던 가토 다쓰야 산케이신문 지국장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여당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재판부가 '재판에 관여했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한다"라고 판시해 위헌 여지를 남겼다고 보고 있다. 현재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국정 농단 재발 방지… 당론 채택은 안해


이낙연 대표는 탄핵안 발의 허용 사실을 알리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판사의 위헌적 행위를 묵과하고 탄핵소추 요구를 외면한다면 그것은 국회의 직무유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법원에서 그런 위헌적 농단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저희는 고심 끝에 탄핵소추를 인정하기로 했다"라고 탄핵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사법농단 연루 판사 탄핵을 제안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탄희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용인시정)은 지난 29일 "국민의힘 대변인께서 무엇을 위한 탄핵소추인지 물었는데 사법농단 판사 탄핵소추는 헌법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달 1일 탄핵소추안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임 판사는 법원도 판결을 통해 '재판독립을 침해한 반헌법행위자'로 공인한 사람"이라며 "(법원이) '형사재판으로 해결 안 되니 헌법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사실상 선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관 탄핵을 주도하고 있는 이 의원(왼쪽 두번째)은 다음달 1일 탄핵 소추안 발의를 목표로 탄핵안에 대한 서명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23일 이 의원(왼쪽에서 두번째)이 4.16가족협의회, 4.16가족연대와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진실 규명을 방해한 사법농단 임성근·이동근 법관탄핵을 촉구하는 모습. /사진=뉴스1
이 의원은 다음달 1일 발의를 목표로 의원들로부터 탄핵안에 대한 서명을 받고 있다. 탄핵안 발의에 필요한 100명은 물론 가결 의결정족수인 151명까지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임성근·이동근 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 제안에는 범여권 의원 111명이 함께 했는데 이번 소추안 발의에는 이보다 더 많은 의원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 의원 측은 밝혔다.

탄핵안이 발의되면 국회법에 따라 72시간 내에 표결에 부쳐진다. 재적의원 과반수 이상 찬성하면 의결된다. 민주당이 174석을 가지고 있어 야권에서 반대해도 처리가 가능하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설훈 의원(민주당·경기 부천시을)은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한 번도 판사를 탄핵한 사례가 없으니 판사들이 법과 헌법에 위반되어도 그냥 지나간다"며 "180석을 국민들이 민주당에게 준 부분은 이런 잘못된 부분을 시정해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다만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으로 여권이 이미 상당한 타격을 입은 상태에서 '사법부 길들이기' 논란으로 다시 피로도가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미칠 파장도 무시할 수 없다.

당내 반대 의견도 존재한다. 의원총회에서 다수 의원들이 탄핵에 찬성 입장을 냈으나 소수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를 앞두고 강성 지지층 쪽으로 중심이 쏠리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장경태 의원(민주당·서울 동대문구을)은 페이스북에서 "사법농단 연루 판사 탄핵은 입법부의 책임"이라며 "'갈등으로 인한 지지율 하락'에 대한 걱정은 기우다. 우리의 개혁이 부족해서지 개혁이 과해서 지지율이 떨어졌던 것은 아니다"라고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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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경 기자 eunkyung5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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