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보는 서울]코로나에 무임승차까지..서울지하철 적자폭탄 '뇌관'

김기덕 2021. 1. 3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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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이 재정난에 휘청이고 있다.

서울시는 지하철 요금 인상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코로나19 상황에서 서민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지하철 수송인원은 19억7912만명으로 한 해 동안 지하철 승객이 7억5000만명이나 줄었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지하철·버스 요금을 올리려 했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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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수송인원 1년만에 7억명 줄어
65세 이상 어르신 등 무임수송 손실액 '눈덩이'
서울교통공사, 작년 1억 순손실 추정 "역대 최악"
요금 인상 추진하지만..민생경제·선거이슈로 답보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 지하철이 재정난에 휘청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유행한 코로나19 사태로 지하철 이용 승객이 대폭 줄어든 탓이다. 여기에 갈수록 늘어나는 65세 이상 등 무임승차 손실로 적자가 매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하철 요금 인상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코로나19 상황에서 서민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오는 4월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라는 정치적 변수마저 생기며 올해도 인상은 물 건너갈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7억4712만명.

지난해 서울 지하철 수송인원은 19억7912만명으로 한 해 동안 지하철 승객이 7억5000만명이나 줄었다. 같은 기간 일평균 수송인원은 541만9368명으로 전년도(746만명)에 비해 200만명 가량 감소했다. 지하철 승객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코로나19 사태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으로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한데다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직장이 많아지면서 이동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실제 서울시가 분석한 지하철 연간 수송량 흐름을 보면 거리두기 단계를 강화할수록 이용객이 줄고, 단계를 완화하면 이용객이 늘어나는 흐름을 보인다.

서울시가 사회적거리두기 조정과 지하철 수송인원 연관관계를 분석한 그래픽. 붉은색 그래프(2020년 일수송량 추세선)을 보면 회색 그래프(2019년 일수송량 추세선)과 비교해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그 흐름이 크게 변하는 것이 보인다.(서울시 제공)

2643억원.

지난해 지하철 1~8호선을 이용한 무임수송 인원은 1억9600만명이다. 이들의 수송을 운임으로 환산하면 2643억원에 달한다. 65세 이상 어르신,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이 지하철 요금을 내지 않고 이용한 금액이 한해동안 2600억원이 넘었다는 얘기다. 무임수송 인원 중 65세 이상 어르신 비중이 81.8%(일평균 43만8000명)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하철 무임승차는 1980년 65세 이상 어르신 비중이 전체 인구의 3.9%에 불과한 시절 경로우대 목적으로 도입됐다. 현재는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에 달한다. 하지만 무임수송에 따른 손실은 정부에서 보전해주고 있지 않다.

1조원.

서울교통공사의 지난해 당기순손실로 추정되는 금액이다. 역대 최악의 성적표다. 지하철 1~8호선과 9호선 2·3단계(언주~중앙보훈병원역 구간)를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수송인원 감소와 무임승차로 손실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 최근 5개연도 서울교통공사 당기순손실은 △2016년 3580억원 △2017년 5254억원 △2018년 5389억원 △2019년 5865억원 △2020년 1조원(추정)으로 갈수록 적자폭이 확대는 모습이다. 무상승차 손실액도 △2016년 3442억 △2017년 3506억원 △2018년 3540억원 △2019년 3709억원으로 증가추세다. 이로 인해 서울교통공사의 누적 적자규모는 15조4300억원(2020년 6월말 현재)에 달한다.

1250원.

서울지하철 요금은 2015년 현 수준으로 인상된 후 6년간 단 한 번도 오른 적이 없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지하철·버스 요금을 올리려 했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서민 경제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올해의 경우 오는 4월 치러질 서울시장 보궐선거라는 정치적 이슈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쉽사리 요금 인상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올 4월 서울시장이 선출돼도 당장 요금 인상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만큼 오는 2022년 대선 전까지는 인상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가능하면 올 상반기 이전에 요금 인상을 추진하려 하지만, 아직 첫 단추인 공청회도 열지 못했다. 시가 시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열고 관련 의견청취안과 인상안을 서울시의회에 제출, 물가대책위원회 이를 심의·의결을 받으면 인상은 확정된다.

김기덕 (kidu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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