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 합의로 '택배 대란' 피했지만..갈등의 불씨 '여전'
택배사, 분류인력 6천 명 투입..택배요금도 개선
'분류인력' 일단락됐지만 비용 문제 남아
추가인력비용·낮은 수당..택배비 올려 충당할 듯
[앵커]
노조는 총파업을,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은 분류인력 철수를 선언하면서 설 연휴 택배 대란이 예고됐다가 노사가 극적인 합의를 보면서 총파업은 철회됐는데요.
하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김지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택배사와 맺은 잠정합의안을 가결하며 총파업을 철회한 택배노조.
합의안에 따라 택배사는 설 전까지 분류인력 6천 명을 투입하고, 기사들은 배송과 집화 등 본연의 업무만 하기로 했습니다.
오는 5월 말까지 택배 요금과 택배 거래구조를 개선한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김태환 / 택배연대노조 위원장 : 우리 고객분들, 그리고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우리를 변함없이 지지해주셨습니다. 그래서 마침내 어제 합의를 이뤄냈습니다.]
과로사 주범으로 꼽혀온 분류작업 문제는 일단락됐지만, 과제는 여전히 남았습니다.
분류인력 천 명을 고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1년에 백억 원 정도.
국내 택배비는 상자 1개에 평균 2천2백 원이고, 이 가운데 기사가 받는 수수료는 800원가량으로 해외 선진국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입니다.
분류인력 추가 투입에 드는 비용과 낮은 택배 기사의 수당은 택배비를 올려 충당하겠다는 게 택배사들 생각입니다.
하지만 국민 공감대가 필요하고, 비용을 올릴 때 기사 몫으로 얼마를 줄 것인지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김인봉 / 택배연대노조 사무처장 : 국민적 합의도 있어야 하는 거고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많은 고민, 연구,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불공정 관행을 바꾸라는 노조의 요구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업계에서는 온라인 쇼핑몰처럼 일감을 많이 주는 회사에 택배 요금의 일부를 되돌려주는 이른바 '백마진' 관행이 있는데,
노조는 이것이 기사들의 수당을 더 낮추는 원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합의안에서 로젠택배가 빠진 점, 대리점들의 산재보험 가입 이행 여부 등도 언제든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불씨입니다.
대리점들의 불만도 쌓여 있습니다.
분류인력 비용을 너무 많이 부담시킨다며 인력 3천 명을 철수시키려 했던 CJ 대한통운 택배 대리점 연합.
일단 극적 합의로 다음 달 원점에서 논의하기로 했지만, 사측이 비용을 책임지지 않으면 언제든 인력을 빼겠다는 입장입니다.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 관계자 : 협의하는 부분에서 솔직히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지만…. 저희가 일정 부분 본사에게 시간을 주기로….]
가까스로 총파업은 막았지만, 남아있는 여러 과제 역시 매듭 풀기가 만만치 않아 택배 대란이 일어날 여지는 여전한 상황입니다.
YTN 김지환[kimjh070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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