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안철수-금태섭 3자 단일화 가능성..琴 변수 될까
안철수·금태섭 지지층 겹쳐 유리할 것 기대
국민의당, 단일화 압박..금태섭 회동 열어둬
금태섭, 완주 의지..조정훈 등 새 인물 변수
[서울=뉴시스] 문광호 기자 = 31일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가운데 보수 야권 단일화 과정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자체 후보를 확정 짓는 게 먼저라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단일화를 위한 실무 협상을 시작하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단일화 힘겨루기 틈바구니에서 입지를 다지려는 금 전 의원 등이 각축전을 벌이면서 각자에게 유리한 상황과 구도를 조성하려는 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에서는 당 자체 경선으로 후보를 확정 짓고 안 대표, 금 전 의원과 3자 단일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8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우리 당 후보가 확정된 다음 출마하고 싶은 사람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금태섭 전 의원 셋이면 그 셋이서 단일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국민의힘 후보가 안 대표와 1대1로 맞붙을 경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가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서울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울시 정치현안 여론조사' 결과 안 대표는 26.2%로 서울시장 여야 후보 적합도에서 가장 앞섰다.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시장은 각각 10.7%, 10.4%로 두 자릿수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은 2.5%였다.
국민의힘은 경선 컨벤션 효과로 단일화 된 국민의힘 후보에 흩어진 지지율이 모이면 안 대표와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금 전 의원이 '캐스팅 보트'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와 함께 일했던 정치 이력과 중도적 색채 등을 고려하면 안 대표보다는 국민의힘에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엿보인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인지도 측면에서 안 대표가 앞선 건 사실이지만 이번 선거가 정권심판 선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당 후보가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다면 판이 누구에게로 기울지는 쉽게 장담하지 못할 것"이라며 "지금 당장은 안 대표 지지층과 금 전 의원 지지층이 겹쳐서 국민의힘 후보가 유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금 전 의원이 어떻게 시를 이끌겠다는 로드맵을 아직 밝히지 않아서 서로 카드와 패를 꺼내면 단정 짓기 어려운 국면으로 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당장 단일화 실무협상부터 나서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금 전 의원과의 3자 구도에 대해서는 불쾌감을 드러내 선제적으로 금 전 의원과 단일화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재까지는 국민의힘의 단일화 방법과 국민의당의 단일화 방법에 있어서 당의 입장들을 서로 확인하고 그 차이에 대한 확인이 있었던 과정"이라며 "단일화 방법과 관련된 실무 협상이 필요하다는 필요성이 인정돼 이제 물밑접촉을 진행해야 되지 않겠냐는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날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는 "금태섭 후보도 정책 관련해서나 현장에서 만나 뵐 수도 있다"며 "야권의 단일화 과정이나 야권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서울시장 후보로서 시민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일들이 있다면 만나서 논의를 해 볼 필요성을 당연히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금 전 의원과의 회동은 예정에 없지만 만나자면 만날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언급한 3자 단일화 구도에 대해서는 "우리는 단일화에 대해 논의하자고 여러 번 말했고 더 할 말이 없다. 금태섭 당사자도 의사가 있지 않을 텐데 그렇게 말한 것은 안타깝다"고 했다.
정작 당사자인 금 전 의원은 단일화 방식 등에 지나치게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꺼려하는 모습이다.
금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선거연대나 단일화가 실패했을 때 사례를 보면 어떻게 단일화를 하냐, 누가 유리하냐를 따지다가 결국 망쳤다"며 "김종인 위원장도 저나 다른 후보를 만나서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샅바 싸움하기 시작하면 선거 승리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고 했다.
금 전 의원은 언론 인터뷰 등에서 서울시장 선거 완주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히기도 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등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후보가 부각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조 의원은 지난 25일 김 위원장과 점심을 함께하며 서울시장 출마 여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위원장은 지난 27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 의원을 만나 특별한 이야기를 한 게 없다"며 새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새 인물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새 인물 스스로가 정치권 들어와 부각되는 노력을 해야하는데 그런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앞서 인용된 조사는 2020년 11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림가중)을 부여했고 무선(80%) 가상번호 및 유선(20%) 임의전화걸기(RDD) 표본 프레임 내 무작위 추출을 통해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자동응답(ARS) 조사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응답률은 8.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moonli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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