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건 저장해둔 폴더 pohjois는 핀란드어로 '북쪽'

조백건 기자 2021. 1. 30.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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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보안 각별히 신경쓴 듯"

산업통상자원부가 2019년 12월 감사원의 월성 원전(原電) 1호기 감사 기간에 삭제한 내부 문건 530건 중에 ‘북한 원전 건설 추진’ 관련 보고서는 17개가 포함돼 있다. 특히 17개 문건 모두 ‘pohjois’란 이름의 폴더에 저장됐다가 삭제됐다. 이 단어는 핀란드어로 ‘북쪽’을 뜻한다. 법조계에선 “산업부가 생경한 핀란드어로 폴더 이름을 지었다는 건 북한 원전 건설 검토 사실을 숨기려 했다는 방증”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건 삭제 혐의로 지난달 재판에 넘겨진 산업부 원전 담당 직원들의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검찰과 감사원이 복원한 이 17개 북한 원전 관련 보고서들은 모두 ’60 pohjois’라는 상위 폴더 밑에 있었다. ‘pohjois’는 핀란드어로 ‘북쪽’이라는 뜻이다. 핀란드어로 ‘Pohjois-Korea’가 북한이다. 또 ‘pohjois’ 폴더 아래엔 ‘북원추’라는 하위 폴더도 있었다. 북원추는 북한 지역 원전 건설 추진 방안이란 삭제 파일 제목의 줄인 말로 보인다.

이 ‘pohjois’ 폴더 안에는 ‘북한 지역 원전 건설 추진 방안’ ‘북한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한 단계적 협력 방안’ ‘북한 전력 산업 현황 및 독일 통합 사례’ ‘경수로 백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관련 업무 경험자 명단’ ‘에너지분야 남북경협 전문가_원자력’ ‘(원자력 관련) 전문가 목록-산업부 요청’ 등의 제목이 달린 산업부 문건 17개가 저장돼 있었다. 법조계 인사들은 “북한 원전 건설 검토 사실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어 산업부가 생소한 핀란드어까지 동원해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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