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독침이다
정상혁 기자 2021. 1. 30. 03:07
스팅, 자연의 따끔한 맛
저스틴 슈미트 지음|정현창 옮김|초사흘달|396쪽|1만8000원
이 책은 벌레에게 직접 쏘여본 ‘후기’다. 곤충학자인 저자는 전사말벌·총알개미 등 위험천만 곤충 83종에게 몸을 내줘 ‘슈미트 통증 지수’를 개발했다. 강도에 따라 1~4등급까지 있다. 4등급 타란툴라대모벌 독침에 대해 그는 “욕조에서 목욕하고 있는데 작동 중인 헤어드라이어가 풍덩” 빠진 상황에 비유한다. 이 짜릿한 자가 실험 덕에 저자는 ‘괴짜 노벨상’으로 불리는 ‘이그노벨상’을 2015년 수상했다.
왜 쏘는가? 먹고살기 위해서다. 통증과 증상은 천차만별, 적에 따라 독침의 성능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들의 무기를 통해 진화 양상과 인류와의 접점을 제시한다. 이를테면 꿀벌은 “곤충의 독 중에서도 최상위권”이다. 인간은 꿀을 따기 위해, 꿀벌은 더 많은 꿀을 만들기 위해 상리공생의 방식으로 진화했다. “오늘날 꿀벌은 조상에 비해 침 쏘는 경향이 줄었고” 이 탓에 “다른 포식자의 위협으로부터 (인류에게) 보호받는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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