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귀 어두운 임금 아래 세 치 혀 간신이 자란다

김성현 기자 2021. 1. 30.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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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간신열전

간신열전

이한우 지음|홍익출판미디어그룹|256쪽|1만6000원

중국 수양제(569~618)는 잦은 토목 사업과 정벌로 민생을 도탄에 빠뜨렸다. 정작 자신은 사치와 향락에 젖어 국정을 돌보지 않았다. 급기야 도적들이 활개 치고 반란이 속출했다. 하지만 간신 우세기는 현장 보고를 모두 차단한 채 “좀도둑들이어서 전부 섬멸할 것이니 폐하께서는 개의치 마십시오”라며 임금의 눈과 귀를 가렸다. 재위 14년 만에 결국 수나라는 망했다.

전직 언론인이자 고전 번역가인 저자는 “눈 밝은 임금 아래에서는 간신이 생겨날 가능성이 별로 없다. 간신은 어두운 임금이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임금의 자리를 찬탈하는 ‘찬신(簒臣)’, 임금을 무시하고 권력을 휘두르는 ‘권간(權奸)’ 등 일곱 유형으로 살펴본 ‘간신의 모든 것’이다. 눈으로 읽는 건 분명 고사(故事)인데 머릿속에는 시사(時事) 문제가 떠오른다. 말미에 저자는 “간신들이 모두 숨죽이게 되는 순간 열전을 마치게 될 것”이라고 했지만, 어쩐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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