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내 한국시리즈 우승하고 은퇴할 것"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프로야구 롯데 이대호(39)가 29일 팀과 FA 계약서에 사인했다. 줄다리기 끝에 다다른 합의점은 2년 총액 26억원. 계약금 8억원에 연봉은 8억원으로, 지난 4년간 연봉(25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우승 옵션’으로 매년 1억원이 별도로 포함된 것이 눈길을 끈다.
◇”한국시리즈 우승하고 은퇴”
이대호는 계약을 마친 후 “계약 규모를 두고 이견은 없었다”며 “만남 자체도 늦었고, 은퇴 시기를 조율하느라 늦어졌다”고 했다. 현재 계약이 만료되는 2022시즌을 은퇴 시기로 잡았다는 얘기다. 그 대신 이대호는 “2년 내 팀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겠다”고 밝혔다. 연봉에 우승 옵션을 집어넣은 것도 이런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대호는 “우승할 경우 받을 1억원은 모두 지역 불우 이웃을 위해 기부한다”고 했다. 사실상 2년 24억원 계약이나 다름없다.
그동안 이대호의 FA 계약은 야구계의 큰 관심사 중 하나였다. 그의 종전 연봉(25억원)이 높은 데다 나이가 마흔을 앞두고 있어 롯데에 잔류할 것으로 점쳐졌고, 그 조건에 관심이 쏠렸다.
이대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계약 기간과 연봉은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도 “제가 한국 야구 롯데에 이바지했던 자존심이란 게 있다. 다른 걸 다 떠나서 롯데가 이대호라는 선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점 때문에 롯데 구단으로서도 이대호와 벌이는 협상은 부담스러웠다. 그간 공헌도와 앞으로 2년 동안의 선수 가치를 따져볼 때 그의 자존심을 지켜줄 조건을 제시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대호는 지난 시즌 팀 4번 지명타자로 뛰며 타율 0.292 20홈런 110타점을 올렸다. 다만 장타력 감소 등으로 OPS(출루율+장타율)가 0.806(리그 32위)에 머무르는 등 세부 성적은 예전 같지 않았다. 코로나로 구단 재정이 예년 같지 않다는 점도 장애 요인으로 꼽혔다.
롯데는 이 때문에 1월 중순이 돼서야 이대호와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하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대호와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라고 주문하면서 생각보다 협상이 순조롭게 풀렸다. 롯데 구단은 “이대호가 국내에서 줄곧 롯데 선수로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인 점, (앞으로도) 베테랑으로 팀에 기여할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대호는 2월 1일 사직구장에서 시작하는 스프링캠프에 합류한다.
◇KBO 연봉 킹은 이제 누구?
2001년 신인 지명 2차 1라운드에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대호는 KBO 15시즌 동안 타율 0.309 332홈런 1243타점을 올렸다. 2010년 타격 7관왕에 오른 그는 2011시즌을 앞두고 구단과 연봉 협상이 결렬돼 KBO(한국야구위원회)에 연봉 조정을 신청하기도 했다. KBO는 롯데 손을 들어줬다.
2011시즌을 마치고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이대호는 일본시리즈 MVP(최우수선수)에 오르는 등 활약을 펼치고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그는 2017년 미국에서 국내로 돌아오며 롯데와 4년 총액 150억원(계약금 50억원, 연봉 25억원) FA 계약을 맺었다.
이대호는 그때부터 작년까지 4년간 리그 연봉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이런 연유로 후배 선수들의 표를 받아 2019년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매년 회장 판공비 6000만원을 현금으로 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을 당시 ‘연봉 1위답지 않은 처신’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선수협 회장 임기 만료 직전 물러난 이대호는 이번 계약으로 연봉 1위 자리를 다른 선수에게 내주게 됐다. 2020시즌 연봉 2위는 KIA 양현종(23억원), 3위는 롯데 손아섭과 NC 양의지(20억원)였다. KIA와 협상 중인 양현종이 미국 진출을 포기하고 친정팀 잔류를 택한다면 2021시즌 연봉 1위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양현종 측이 메이저리그 구단과 협상하기로 정한 기한은 3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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