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가니 더 소중해진 학교.. 가득했던 웃음 되찾겠다"
“제가 학교에서 제일 못난 교사인데 이 상을 받아 너무 미안합니다. 그저 ‘교육은 특별한 게 아니라 일상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제자들을 위해 개인 장학회인 ‘씨앗 장학회’를 만들고 저녁 식사 해결이 어려운 학생들을 모아 자율 공부방을 여는 등의 공로로 ‘올해의 스승상’을 받은 김한수(44·대구 능인중) 교사가 이렇게 말했다. 김 교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학업을 유지하던 난치병 학생이 아버지 뇌출혈로 생계마저 힘들어졌다는 이야기를 접하자 부산에서 인천까지 633㎞를 자전거로 종주하는 캠페인을 열어 교직원들에게서 후원금을 모으기도 했다. 김 교사는 “행복한 웃음이 있는 학교, 내 아이를 보내고 싶은 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교육부와 조선일보사, 방일영문화재단이 공동 제정·시상하는 ’2020 올해의 스승상' 시상식이 29일 서울 중구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열렸다. 올해의 스승상은 열정과 헌신으로 교단을 지킨 스승을 발굴하고, 그 공로를 널리 알리기 위해 2002년 처음 제정했다. 올해를 포함해 227명의 선생님들이 이 상을 받았다. 수상자에게는 교육부 장관 표창과 상금 2000만원이 수여된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올해는 행사 참여 인원 수를 50명으로 제한했지만, 전국에서 가까운 가족과 동료 교사가 참석해 축하를 전했다.
이날 영예의 수상자는 김건호(40·대구왕선초), 서승제(58·충남 대천여중), 성점용(63·광주공고), 오영기(50·경기 부천대명초), 장경희(54·포항명도학교) 등 6명이었다. 코로나 사태 초기 원격 수업 모델을 개발해 전국에 확산시킨 공로로 수상자가 된 김건호 교사는 “코로나 덕분에 학교가 얼마나 소중한 곳인지 느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학교의 소중한 일상들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학교 밖에서 음악을 배우기 힘든 농어촌 지역 학생들에게 주말마다 무상 음악 교실을 연 서승제 교사는 “교사의 작은 관심이 아이들에게 큰 변화를 일으키는 걸 보며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해 뜨는 시간만큼 저무는 시간도 아름다운데, 남은 기간 제자들과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특성화고 아이들에게 방과후·주말을 가리지 않고 기술 교육을 한 성점용 교사는 “내 작은 노력 때문에 상을 받게 됐다지만, 더 열심히 할걸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20년 동안 기초 학력이 부진한 학생들의 학력 향상에 헌신한 오영기 교사는 “코로나 사태로 학력 양극화 문제를 실감한다”며 “모든 아이들이 ‘학력 자존감’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에서 특수교육에 헌신해온 장경희 교사는 “학생들이 가고 싶은 학교, 부모가 보내고 싶은 학교, 웃음이 가득한 학교를 만들겠다”고 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배움의 즐거움을 깨닫고 성장해 나갈 토대는 바로 우리 선생님들”이라며 “선생님들이 품고 계신 모든 사랑과 정성, 가르침에 대한 열정이 새로운 교육 역사를 만들어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선생님들은 우리나라 교육을 지탱하는 초석”이라며 “코로나라는 낯선 환경에서도 공백 없이 교육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선생님들의 노고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올해의 스승상 심사위원장인 김도연 서울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홍준호 조선일보 발행인, 조연흥 방일영문화재단 이사장, 올해의 스승상 수상자 모임인 ‘한올회’ 회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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