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억압 뚫고 이뤄낸 인간 지성史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5년 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콘돔 사용에 대한 조사보고서 작성을 바티칸 당국에 전격 지시했다.
에이즈 감염 확산 등 콘돔 사용 필요성이 가톨릭계 내부에서도 꾸준히 제기된 데 따른 것.
하지만 바티칸 보건부가 7개월에 걸쳐 작성한 200쪽짜리 문건은 교황에게만 보고됐을 뿐, 그 내용은 끝내 공개되지 않았다.
이 책은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황제부터 현재의 '빅브러더' 논란까지 지식의 억압사를 폭넓게 다루고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황제부터 현재의 ‘빅브러더’ 논란까지 지식의 억압사를 폭넓게 다루고 있다. 저자는 독일 콘스탄츠대에서 과학사를 가르친 교수로 빌트 등 독일 유력 매체들에 칼럼을 연재했다.
이 책은 현대인이 당연시하는 보편적 과학 지식마저도 당시의 종교·사회적 이데올로기와 투쟁을 거친 산물임을 보여주고 있다. 예컨대 근대수학의 금자탑인 미적분학을 낳은 무한소(無限小·무한히 작은 수) 개념은 이탈리아 예수회와 영국 국교회 그리고 영국 사상가 토머스 홉스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했다.
이들은 무한소가 ‘세계는 엄격한 수학적 질서가 지배하는 완전히 이성적인 곳’이라는 자신들의 철학과 배치된다고 봤다. 특히 약육강식의 무질서에 맞서 국가 권위의 불가피성을 강조한 홉스에게 질서정연한 유클리드 기하학으로 설명하기 힘든 무한소는 없어져야 할 대상이었다. 하지만 무한소에 대한 억압을 거부하고 이를 받아들인 사람들을 통해 세상은 바뀔 수 있었다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北에 원전 건설은 이적행위” vs “추진한 적 없다”…여야 공방
- 靑 ‘김종인 법적조치’ 초강수에…국민의힘 “경악, 이게 정치냐”
- ‘北 원전’ 정면충돌…與 “법적 처벌감” vs 野 “제 발 저렸나”
- 나경원 “文대통령, 북한에 원전까지 갖다 바치려 했느냐”
- 국내 원전은 축소하면서 北 원전은 추진…삭제 파일 보니
- 유럽의약품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승인 권고
- 與, 4차 재난지원금 대상서 봉급생활자는 제외 검토
- “바이든-스가 통화 때 위안부-강제징용 소송문제 논의”
- 중국, ‘3000억대 뇌물’ 부패 금융인 사형 집행
- 법원 “윤석열, 이성윤 거치지않고 ‘최강욱 기소’ 직접 지휘 적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