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北원전 건설 지원은 이적행위".. 靑 "북풍공작과 다름없어.. 법적 대응"

박효목 기자 2021. 1. 3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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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부가 북한에 원자력발전소를 지어주기로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적 행위"라고 비판하자 청와대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2019년 감사원의 월성 원전 1호기 감사 직전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삭제한 파일에 공교롭게도 2018년 1, 2차 남북정상회담 사이 작성된 '북한 원전 건설' 관련 파일 제목들이 발견된 것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야당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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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1호기 감사직전 삭제 파일에 '원전건설' 관련 제목 발견돼 공방
金 "南원전은 폐쇄하고.. 충격적"
靑 '강력대응은 文대통령 뜻' 강조.. 산업부 "아이디어 차원 검토 자료"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부가 북한에 원자력발전소를 지어주기로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적 행위”라고 비판하자 청와대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2019년 감사원의 월성 원전 1호기 감사 직전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삭제한 파일에 공교롭게도 2018년 1, 2차 남북정상회담 사이 작성된 ‘북한 원전 건설’ 관련 파일 제목들이 발견된 것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야당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아무리 선거를 앞두고 있다고 해도 야당 대표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혹세무민 발언”이라며 “북풍 공작과도 다를 바 없는 무책임한 발언이며 묵과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발언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정부는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공식 입장이다. 대통령 뜻과 다를 수 있겠냐”고 했다. 이날 발표에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이 실렸다고 강조한 것.

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 원전을 폐쇄하고 북한에 극비리에 원전을 지어주려 했다”며 “원전 게이트를 넘어 정권의 운명을 흔들 수 있는 충격적인 이적 행위”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관련 내용을 보면 가히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라며 “이런 이적 행위, 국기 문란 프로젝트가 일부 공무원 차원이 아닌 정권 차원에서 극비리에 추진돼 온 여러 정황이 드러났다. 소위 탈원전 정책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관련 감사원 감사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산업부 공무원 3명이 감사원이 자료 확보에 나서기 전 심야에 삭제한 원전 관련 530건의 파일 중에 북한 원전 관련 자료도 포함돼 있다. 삭제한 파일에는 ‘60 Pohjois(포흐요이스)’라는 이름의 폴더가 있었다. ‘포흐요이스’는 핀란드어로 북쪽을 뜻한다. 이 폴더 안에는 ‘북원추’ ‘KEDO’ 등의 하위 폴더가 있었다. ‘북원추’는 북한 원전 추진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KEDO는 1990년대 북한의 경수로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다. 이 폴더 안에는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방안’, ‘북한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한 단계적 협력 과제’ 등의 파일이 저장돼 있었다. 이들 파일 일부는 2018년 1차 남북정상회담(4월 27일)과 2차 남북정상회담(5월 26일) 사이인 2018년 5월 2∼15일에 작성됐다. 다만 청와대에 보고된 원전 관련 7건의 파일에는 청와대에 보고된 것을 의미하는 ‘(BH송부)’ 등의 문구가 기재돼 있었지만 북한 원전 관련 자료에는 이 같은 표기가 없었다.

더불어민주당도 의혹을 부인했다. 1,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대통령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근거 없는 망언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있었던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교류 협력사업 어디에서도 북한의 원전 건설을 추진한 적이 없다”며 “백번 양보해 산업부 공무원이 관련 내용을 검토했을 수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정책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통일부는 “2018년 이후 남북 협력사업으로 북한 지역 원전 건설을 추진한 사례는 없다”고 했다. 산업부는 이날 오후 뒤늦게 “남북경협이 활성화될 경우에 대비해 단순히 아이디어 차원에서 검토한 내부 자료”라고 밝혔다.

박효목 tree624@donga.com·위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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