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안전성·물량 문제 동시에 터지나
獨 "65세 미만에만 접종 검토" 국내 접종에도 영향 받을 가능성
내일 허가 위한 첫 자문회의 개최
정부가 올 상반기 중 1030만명에 대한 백신 접종 계획을 28일 발표했지만, 백신 물량이 충분히 도입될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상반기 도입될 백신 가운데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놓고, 유럽연합(EU) 국가들이 공급 물량 부족에 시달리고 고령자에 대한 안전성 우려까지 터져 나오기 때문이다. 우리도 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22일 “인도 공장 화재 등으로 백신 생산에 차질이 있다”며 올 상반기 EU에 공급하기로 했던 물량을 60% 줄이겠다고 했다. 당초 8000만회분을 3100만회분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측과 1000만명분 계약을 체결했다. 다음 달 국내 들어오는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75만명분과 코백스를 통한 화이자 5만명분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요양병원 입원자와 종사자 등에게 우선 접종될 것으로 알려져 2~3월 백신 접종 계획의 핵심 축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EU에서 벌어지는 백신 공급 차질이 세계적으로 확산할 경우 우리도 그 영향권에 들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고령자에게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하는 게 맞느냐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독일 예방접종위원회는 최근 “65세 이상에 대한 임상 자료가 부족하다”고 했다. 이에 독일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65세 미만에만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65세 이상도 항체가 100% 생겼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유럽의약품청(EMA)은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사용 승인을 결정하면서 65세 이상에 대한 접종 여부는 각 회원국 판단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우주 고려대 교수는 “독일 말대로 65세 이상에 대해 몇 명을 임상했는지 자료가 없다”며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한 65세 이상 영국 국민의 접종 결과 자료도 없다. 우리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유럽 일부 국가들에선 화이자 등 백신 공급 부족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는 백신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수도 파리와 근교 지역의 백신 접종이 다음 달 2일부터 중단될 예정이다. 스페인도 지난 27일 백신 부족으로 수도 마드리드의 접종을 2주 중단했다.
이런 상황이 국내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28일 백신 접종 계획을 발표하며 의료진과 노인요양병원 입원자 등 130만명을 2~3월에 접종하겠다고 했다. 이 중 의사가 없는 노인요양시설 입소·종사자 25만명은 의료진이 방문해 접종한다. 이들은 상당수가 65세 이상인데, 수급 상황 등을 따지면 아스트라제네카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EU를 중심으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독일 등지에서 ’65세 이상 접종 제한' 권고가 나온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는 31일 아스트라제네카 허가 심사를 위한 첫 외부 전문가 자문 회의를 열고, 2월 1일 결과를 발표한다. 설 연휴(2월 11~13일) 전에 사용 허가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식약처 관계자는 “해외 사례와 임상 자료 등을 종합 검토해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2월 75만명분 물량은 차질 없이 공급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 이후 물량이 언제, 얼마나 도입될지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가 1분기부터 들여오는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외에 코백스를 통해 들어오는 백신도 있다. 코백스를 통해선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가 대부분일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화이자 백신 5만명분만 확정된 상태다. 모더나·얀센은 2분기, 화이자에서 직접 공급받는 백신은 3분기에나 들어올 예정이다. 최재욱 고려대 교수는 “올 상반기 백신 물량 부족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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