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패권 격돌 속 '반도체 대전' 불붙었다
대만 TSMC 반사이익 얻어 독주
삼성전자도 격차 줄이려 신·증설
반도체 세계대전
반도체 시장의 이런 새로운 양상은 미·중 패권전쟁에서 비롯됐다. 미·중 충돌의 본질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차세대 기술 전쟁이고, 현재 격전지가 반도체인 것이다. 1980년대 일본 반도체 업계를 힘으로 짓누른 미국은 미래의 위협이 될 중국의 ‘반도체 굴기’의 싹을 자르려고 제재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압박은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은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중추”라며 “(미·중 전쟁발) 반도체 산업 재편 과정에서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기싸움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TSMC의 독주는 한국도 반갑지 않다. TSMC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2조4000억원으로 처음으로 삼성전자(18조8100억원)를 제쳤다. 삼성전자는 TSMC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공장 신·증설이나 인수·합병(M&A) 등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은 28일 실적 발표에서 “대규모 투자로 기존 산업에서 시장 주도적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공세에 밀려 주춤한 중국의 추격이 언젠가 재개될 때도 대비해야 한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석학교수는 “중국이 다시 돌진하더라도 기술력에 차이가 많이 나서 추격하기 힘들게 격차를 유지해야 한다”며 “기업 혼자만의 힘으로는 어려우니 정부가 인재 육성이나 연구·개발 등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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