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해성디에스·동진쎄미켐 등 '소부장' 알짜기업 주목

2021. 1. 30.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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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세계대전
반도체 수퍼 사이클 기대감이 큰 가운데 국내에서도 삼성전자가 코스피 3000 시대를 이끌며 증시를 달궜다.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대형 반도체주(株)에 집중됐다. 그러나 이들을 둘러싼 개인·기관·외국인 투자자의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증시 과열 논란도 불거지면서 주가도 주춤하고 있다.

대형 반도체주가 부담스럽다면 중소형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주 등에 눈을 돌릴 만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을 비롯해 세계적 반도체 기업과도 거래하는 알짜 ‘소부장주’가 적잖다. 반도체 전문 애널리스트 5인이 주목하는 몇 가지 종목을 추려봤다. 다만, 단기 주가 급변에 따른 리스크 등은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반도체 장비에서는 한미반도체·원익IPS·하나마이크론·인텍플러스·유니셈 등이 눈길을 끈다. 한미반도체는 최근 대규모 증설 소식을 전한 대만의 세계 최대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 TSMC와 거래하고 있어 수혜가 예상된다. 이 회사는 중국 업체 화천과기, 대만의 다른 업체 ASE와도 최근 반도체 제조장비 공급 계약에 성공하면서 올해 매출이 전년보다 20%가량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TSMC 증설은 결국 후공정의 외주 반도체 패키지 테스트(OSAT) 업체들의 증설로 이어지는데, 글로벌 후공정 생산능력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한미반도체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익IPS는 기존 공정 장비의 수요 확대로 올해 매출과 수익성 모두 호조가 예상된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설 투자의 단위당 수주 증가 등 영향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지난 25일 이 회사 목표 주가를 기존 4만5000원에서 6만2000원으로 37% 상향 조정했다. 하나마이크론은 지난해 2분기부터 삼성전자로의 서버 D램 패키징 매출이 계속 큰 비중으로 발생 중이며, 올해 패키징 물량도 증가할 전망이다. 나성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보다 고객사와 매출처가 다양해진 점도 이 회사 실적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는 인텍플러스는 세계 반도체 외관 검사장비시장의 20%가량을 점유한 강소기업이다. 지난해 말부터 중국·대만 업체들과 잇따라 공급 계약을 따내 매출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늘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니셈은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를 정화하는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김경민 연구원은 “최근 전 세계적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열풍에 따른 수요 증가 기대감이 이 회사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부품에서는 코미코와 해성디에스가 관심을 모은다. 반도체 공정용 소모품을 세정·코팅하는 코미코는 삼성전자를 주요 고객사로 뒀고 미국과 대만 등지의 글로벌 톱티어 고객사들에도 수년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의 인텔 반도체 파운드리 수주 소식이 또 다른 호재다. 해성디에스는 차량용 반도체에 들어가는 리드프레임이라는 반도체 패키징 부품을 제조하는데, 세계 차량용 반도체 업체 대부분을 고객사로 뒀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안전성이 강조되는 차량용 반도체는 테스트에서 공급까지 최소 3~5년씩 걸린다”며 수요가 급증한 반면 공급은 부족한 이 시장에서 관련 부품을 만드는 기업들이 장기간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소재에선 이엔에프테크놀로지와 동진쎄미켐이 주목된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반도체 부문에서 화학 소재를 만들어 납품하는데, 지난해부터 안정적인 출하량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15%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며, 중국 법인의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신 보도대로 삼성전자의 미국 오스틴 공장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경우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삼성전자는 28일 컨퍼런스콜에서 이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동진쎄미켐은 올 초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한 국내 ‘소부장 으뜸기업’ 22곳(반도체 분야 3곳) 중 하나다. 반도체 패턴용 공정 소재 제조 기술이 그만큼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마찬가지로 협력사인 삼성전자의 최근 파운드리 수주 소식이 호재로 분석된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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