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의 난' 휘말린 금호석유화학..경영권 분쟁 본격화(종합2보)

이종희 2021. 1. 30.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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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과 조카인 박철완 상무가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지분 경쟁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박철완 상무가 박 회장과의 특수관계를 해소하겠다고 선언하고 이사진 교체, 배당 확대를 요구한 것에 대해 박찬구 회장 측은 "비상식적인 요구"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42)는 전날 공시를 통해 "기존 대표 보고자(박찬구 회장)와의 지분 공동 보유와 특수 관계를 해소한다"고 밝혔다.

박 상무는 이번 공시에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54조 제1항 중 제1호(이사 및 감사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 정지)와 관련해 상법에 따른 주주제안권의 행사 기타 관계 법령 등에서 허용하는 범위 및 방법에 따라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박 상무는 금호그룹 3대 회장인 고(故) 박정구 회장의 아들로, 박 회장의 조카이다. 지금까지 두 사람은 특수관계인으로 묶여 있었다.

박 상무는 금호석유화학그룹의 지분 1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박 회장은 6.69%를 보유하고 있으며,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42)가 7.17%, 딸 박주형 상무(40)가 0.98%의 지분을 각각 소유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박 상무가 삼촌인 박 회장과 결별하고 사실상 독자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해 7월 그룹 인사에서 박준경 전무가 승진하고 박 상무는 승진하지 못하면서 균열조짐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에 관심이 있었던 박 상무가 아시아나항공이 한진그룹으로 넘어가면서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박 상무와 박 회장 간의 지분싸움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는 박 상무가 최근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매입해온 중견건설사 IS동서 측과 힘을 합쳐 박 회장의 해임을 시도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향후 지분 싸움을 발생할 경우 박 상무의 승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과 박준경 전무, 박주형 상무의 지분을 합치면 14.84%로 박 상무보다 많다. 여기에 자사주(18.35%)를 활용하면 박 회장 측이 지분 경쟁에서 유리한 입장이다.

박 회장 측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 2020년 12월 말 기준 당사 대주주 특수관계인이자 현재 사내임원으로 재직중인 박 상무로부터 사외이사, 감사 추천 및 배당확대 등의 주주제안을 받은 바 있다"며 "주주제안의 내용 및 최근의 상황을 면밀히 검토한 다음 관계 법령에 따라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 측은 "현재 금호석유화학은 코로나19의 어려운 사회적, 경제적 여건에 불구하고,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주가반영을 통해 주주의 가치 극대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주주제안을 명분으로 사전협의 없이 갑작스럽게
현재 경영진의 변경과 과다배당을 요구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사 사내임원으로 재직중인 박 상무가일반주주로서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선임 등 경영진 변경과 과다배당을 요청함에 따라회사와 현 경영진 입장에서는 해당 내용을 구체적으로 검토하면서 신중하게 대처하고자 한다"며 "또한, 주주제안을 경영권 분쟁으로 조장하면서 단기적인 주가상승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고자시도하는 불온한 세력의 움직임에 동요하지 않기를 우선 주주들에게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사는 회사의 경영안정성과 기업 및 주주가치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하고자 하오니 주주들의 적극적 협조와 흔들림 없는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호그룹은 지난 2009년 박인천 창업주의 3남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4남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간 '형제의 난'이 발생했었으며, 결국 2015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분리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2paper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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