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공무원이 꽁지머리?"..김해시 공무원이 머리 기르는 이유

김지성 기자 2021. 1. 30.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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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 이래도 되냐."

경남 김해시청 도로과에 근무하는 권오현 주무관(44)은 최근 자신의 머리 스타일에 대해 많은 이들에게 질문을 받는다.

권 주무관이 머리를 기르는 이유는 하나다.

김해시의 한 관계자는 "꽁지머리 권 주무관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배려와 나눔의 마음이 시 공무원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훈훈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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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지머리를 하고 있는 경남 김해시청 권오현 주무관. 권 주무관은 소아암환아를 돕기 위해 머리를 기르고 있다고 밝혔다. © 뉴스1

"공무원이 이래도 되냐."

경남 김해시청 도로과에 근무하는 권오현 주무관(44)은 최근 자신의 머리 스타일에 대해 많은 이들에게 질문을 받는다.

공무원인 그의 머리스타일이 '꽁지머리'이기 때문이다. 권 주무관은 길게 긴 머리카락이 거추장스러워 주로 뒷머리를 묶고 머리띠를 한 채 일한다.

권 주무관이 머리를 기르는 이유는 하나다.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빠진 소아암환아들에게 가발을 후원하는 '어머나'(어린 암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 운동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이 운동은 기부된 머리카락을 가발로 제작해 아이들에게 무료 지원할 목적이다. 아이들은 주위 시선에 큰 부담을 느껴 가발이 정서적으로 도움 되지만, 가격이 수백만원에 달해 구입이 쉽지 않다.

권 주무관처럼 머리카락을 길러 기부해도 되고, 자연스럽게 빠지는 머리카락을 모았다가 이 운동을 주관하는 단체에 보내도 된다. 다만 머리카락 길이는 최소 25㎝ 이상 돼야 한다.

권 주무관은 "간암이 재발한 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해 드리려 지난해 초 휴직을 했고, 몇 달 병원을 오가던 중 병원 내 소아암병동에서 이 운동을 처음 알게 됐다"고 계기를 설명했다.

권 주무관의 아버지는 다행히 지속했던 치료가 효과를 보여 간이식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권 주무관은 그때부터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다.

권 주무관의 이러한 결심은 같은 시청 공무원인 아내의 반대에 부딪혔다.

그는 "아내가 이 운동 단체에 금전적으로 후원할 테니 머리를 기르지 말라고 설득했다"며 "'돈으로 하는 후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이렇게 의미 있는 기부는 아무나 할 수 없다'고 하니 아내도 더는 말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권 주무관은 최근 복직했다. 길이가 25㎝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되는 6월쯤 머리카락을 잘라 기부할 계획이다.

그는 현재 마스크 스트랩 나눔 활동도 하고 있다. 휴직 중이던 6개월 전부터 소일 삼아 고무줄 공예를 시작했고 처음에는 반지나 팔찌를 만들어 주위에 선물했다.

그러던 중 아내가 "좀 더 쓸모 있는 선물을 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해 이후 줄곧 마스크 스트랩을 만들어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김해시의 한 관계자는 "꽁지머리 권 주무관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배려와 나눔의 마음이 시 공무원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훈훈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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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성 기자 so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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