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매도 헤지펀드 대표 '백기투항'..게임스톱 다시 급등

박용범 2021. 1. 29.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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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제한 일부 풀리자 개미들 재반격
시트론 "더 이상 공매도 보고서 안내"
게임스톱 68%, AMC 54% 상승 마감
헤지펀드가 개미들에 굴복한 첫 사례
뉴욕증시 3대 지수는 2% 안팎 폭락

개인투자자들이 다시 '게임스톱' 매집에 나서며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큰 폭으로 주가가 올랐다. 로빈후드 등 주요 증권사가 변동성이 큰 종목들에 대해 매수 제한에 나서며 28일 대폭락했던 주가가 재반등한 것이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게임스톱은 개장 직후 96% 이상 오른 380달러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1분도 되지 않아 400달러를 돌파했다. 개장 직전 시간외 거래에서 게임스톱은 95% 이상 급등했다. 이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 67.8% 오른 3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게임스톱의 주간 상승폭은 400%에 달했다.

AMC엔터테인먼트는 약 70% 오른 14.67달러에 거래를 시작했다. 그 이후 등락을 거듭한 후 53.7% 오른 13.2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들 기업 주가가 다시 반등한 것은 개인투자자들이 강력히 반발하며 로빈후드가 다시 제한적으로 거래를 허용해줬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개인투자자와 전면전을 벌여 천문학적인 손실을 입은 시트론 리서치는 사실상 '공매도 포기'를 선언했다. 공매도로 시장을 크게 움직였던 헤지펀드가 개인투자자에 투항한 첫 사례로 해석된다.

앤드루 레프트 시트론리서치 대표는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 개장 약 30분 전에 트위터에 동영상을 띄우고 더 이상 공매도 보고서(short reports)를 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레프트 대표는 "20년간 내왔던 매도 보고서를 더 이상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득권에 맞서기 위해 시트론을 시작했으나 우리가 기득권이 됐다"며 "앞으로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상승 여력이 큰 주식 정보를 제공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공매도로 시장을 주도해왔던 대표적인 헤지펀드가 이번 사태로 완전히 방향을 바꾼 것이다.

그는 S&P 500지수에 편입된 기업 중 실적이 부진한 회사를 공개적으로 지목하고 공매도를 쳐서 큰 수익을 내왔다. 게임스톱에 대해서도 공매도 전략을 구사하다가, 개인투자자들의 집단 반발에 부딪혀 투자금을 100% 날렸다.

공매도 헤지펀드의 대표주자로 거론되는 시트론리서치가 이렇게 사실상 백기투항하자 개인투자자들의 반격이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데이터업체인 S3파트너스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게임스톱 공매도를 시도하다가 올해 들어 197억 5000만달러(약 22조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CNBC에 따르면 대부분의 숏커버링(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한 주식 매수)은 게임스톱 주식이 크게 하락한 지난 28일 이뤄진 것으로 추정했다. CNBC는 공매도 세력은 손바뀜만 있을 뿐 여전히 하락에 베팅하고 있는 헤지펀드가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이날 모두 하락하며 거래를 시작했고 큰 폭의 하락 끝에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2.03% 하락하며 29,981.10에 마감, 30,000 고지가 무너졌다. S&P 500 지수는 1.93% 떨어졌고, 나스닥은 2.00% 하락했다. 테슬라, 애플은 각각 5.02%, 3.74% 하락했다.

이 같이 뉴욕증시가 약세를 보인 것은 게임스톱 사태에서 헤지펀드들이 손실을 보며, 현금 마련을 위해 다른 주식들을 매도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27일처럼 개미 투자자들이 특정 종목에서 헤지펀드와 대결을 벌이며 해당 종목 주가가 올라가면 전체 증시는 하락하는 모습이 재연됐다. 28일에는 해당 종목들이 크게 하락하자 전체 증시는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개인투자자들이 특정 종목에서는 이익을 내고, 승리를 거두지만 전반적인 투자에서는 손실을 볼 수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전개되는 셈이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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