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개미들의 분노

강호원 2021. 1. 29.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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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미국 개미 투자자인 '로빈후드'들은 게임스톱 주식을 공매도하는 헤지펀드에 맞섰다.

게임스톱 투자 하나만으로 공매도를 주도한 기관투자자들은 이달에만 26일까지 236억달러의 손실을 봤다.

'공매도 금지국'으로 낙인찍히면 투자자금 이탈을 부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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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공(空)’ 자를 붙인 것은 가지고 있지도 않은 물건을 팔기 때문이다. 금융선진국에서 만든 국제금융시장의 룰이다. 왜 만들었을까. 증시 안정, 과열 방지, 리스크 헤지…. 하지만 밑바탕에는 금융회사 보호 논리가 깔려 있다. 금융회사가 파산하면 골치 아파진다. 19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 때도, 2008년 세계금융위기 때도 금융 파산을 막기 위해 막대한 공적자금을 쏟아붓지 않았던가.

공매도는 실제로는 ‘떼돈 버는’ 수단으로 작동한다. 선물에 돈을 걸고 목표가를 맞추기 위해 대량 공매도를 한다. 선물과 실물에서 꿩 먹고 알 먹는 거래. 바로 투기자본의 투자 방식이다.

세계 곳곳에서 원성이 쏟아진다. “헤지펀드에 돈 버는 면허증을 발급해 주느냐”고.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도 목청을 높인다. “소유하지 않은 집은 팔 수 없고, 소유하지 않은 차도 팔 수 없다. 소유하지 않은 주식을 팔 수 있는가. 그것은 헛소리며 공매도는 사기다.”

세계의 눈은 미국 월가의 ‘공매도 전쟁’에 쏠리고 있다. 게임스톱 주식을 두고 벌어지는 싸움이다. 미국 개미 투자자인 ‘로빈후드’들은 게임스톱 주식을 공매도하는 헤지펀드에 맞섰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주식토론방에 모인 310만명. 똘똘 뭉쳐 주식을 사들였다. ‘돈 사냥꾼’ 헤지펀드 딜러들은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왜? 공매도한 주식을 비싼 값에 사서 채워 넣어야 했으니. 게임스톱 투자 하나만으로 공매도를 주도한 기관투자자들은 이달에만 26일까지 236억달러의 손실을 봤다. 헤지펀드 멜빈캐피털은 40억달러를 날렸다. 게임스톱 주식은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간다. 지난 20일 주당 40달러에서 27일 347.51달러, 이튿날엔 193.60달러로.

헤지펀드의 ‘공매도 사냥’은 앞으로 계속될까. 플랫폼을 기반으로 뭉친 로빈후드 세력들. 헤지펀드도 조심하지 않으면 다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 금융당국에 공매도 재개를 권고했다. “공매도 금지는 굉장히 큰 비용을 수반할 수 있다”며. ‘공매도 금지국’으로 낙인찍히면 투자자금 이탈을 부를 수 있다. 묻게 된다. 국제적인 룰인 공매도는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룰일까.

강호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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