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부산 부시장들 보선 출마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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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삼경 중 하나인 '맹자' 양혜왕편에 '출호이자(出乎爾者) 반호이자(反乎爾者)'라는 구절이 나온다.
최근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경제부시장이 잇따라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공직을 사퇴하는 것을 보면서 문득 이 말이 떠올랐다.
여야의 두 예비후보는 출마선언에서 각각 "부산시정의 키를 초보 운전자에게 맡길 수 없다"(변 예비후보), "망가진 부산경제를 다시 일으키겠다"(박 예비후보)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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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삼경 중 하나인 ‘맹자’ 양혜왕편에 ‘출호이자(出乎爾者) 반호이자(反乎爾者)’라는 구절이 나온다. ‘네가 뿌린 일은 네게 되돌아온다’는 뜻으로, ‘군주가 선정을 베풀면 백성들로부터 충성을 돌려받는다’는 점을 강조하는 말이다.
앞서 오 전 시장 체제에서 경제부시장을 역임하며 변 권한대행과 ‘투톱’을 형성했던 박성훈 전 부시장도 지난 5일 보선 출마를 위해 사퇴했다. 박 전 부시장은 국민의힘에 입당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두 사람이 민주당과 국민의힘 당내 경선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한다면, 오 전 시장 사퇴 이후 부산시정을 이끌던 ‘어제의 동지’가 한순간 ‘적’으로 바뀌는 셈이 된다.
문제는 두 예비후보가 오 전 시장 체제에서 부산시의 2, 3인자 역할을 맡았던 고위 공직자라는 점이다. 전임 시장의 성추문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시민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 오 전 시장 때 부시장을 지낸 입장에서 출마선언 전후 시민들에게 사과 한마디는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그런데 두 사람 모두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공직을 사퇴하면서 장밋빛 비전은 내놨으나, 시민을 향한 사과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더구나 변 전 권한대행은 9개월 동안 부산시정을 이끌면서 지울 수 없는 과오를 남겼다. 지난해 7월 갑작스러운 폭우로 동구 초량1지하차도가 침수됐을 때 변 전 권한대행은 상황을 보고받고도 구체적인 지시를 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 등)로 고발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변 전 권한대행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아직까지 기소하지 않고 있다.
지하차도 참사 유족들은 아직도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한다. 가족을 잃었는데도 책임자에 대한 검찰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또 언제 기소가 되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당시 부산시정을 책임졌던 변 전 권한대행이 보궐선거에 출마한다는 소식에 유족들은 억울함과 답답함에 가슴만 치고 있다.
여야의 두 예비후보는 출마선언에서 각각 “부산시정의 키를 초보 운전자에게 맡길 수 없다”(변 예비후보), “망가진 부산경제를 다시 일으키겠다”(박 예비후보)고 공언했다. 참담한 지하차도 참사와 고사 직전의 부산경제를 목도한 시민들은 두 전직 부시장들의 이 같은 ‘유체이탈 화법’이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시민들의 지지와 동참을 구하는 두 후보에게 ‘출호이자 반호이자’ 문구를 들려주고 싶은 이유다.
오성택 사회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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