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비탈 붕괴 막는 옹벽이 붕괴..혈세 낭비 논란

노지영 2021. 1. 29.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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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춘천]
[앵커]

지난해 양구에선 산비탈의 붕괴를 막기 위해 만든 옹벽이 붕괴를 막기는 커녕 옹벽 자체가 무너져 내리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발주처인 양구군은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애당초 설계가 잘못됐다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노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도로 옆 산비탈에 설치된 옹벽입니다.

산에서 도로로 흙더미가 흘러드는 걸 막기 위한 시설입니다.

같은 공사를 두 번 한 결과물입니다.

처음엔 옹벽이 2019년 12월에 준공됐었는데, 지은지 한 달도 안돼 무너졌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10월 공사를 다시 했습니다.

같은 업체가 시공한 또 다른 벽입니다. 지난해 여름비에 무너져내렸습니다.

이 옹벽이 준공된 지 8달 만의 일이었습니다.

두 공사의 하자보수 기간이 2년이기 때문에, 통상적으론 공사업체가 무료로 재시공을 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발주처인 양구군은 두 건의 옹벽 붕괴 모두 폭우로 인한 수해라며 별도의 복구공사를 추가로 발주한 겁니다.

그 결과, 원래 1억 4천만 원짜리 공사는 2억 8천만 원짜리 공사가 됐습니다.

[신문섭/양구군 안전건설과 도로관리 담당/시공 당시 : "그때 당시 이틀간의 집중 호우가 내렸어요. 저희들은 자연재해로 판단을 했습니다."]

하지만, 붕괴 원인에 대해 다른 주장도 제기됩니다.

애당초 옹벽 설계에 붕괴 방지 설계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유승운/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 "보통 2m 이상 되면 그리드는 필수적으로 설치를 해야되는 입장이에요. 뒤에서 넘어지는 걸 잡아주는 효과. 그게 그리드 효과인데."]

시공사도 비슷한 주장을 합니다.

[시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설계도도 좀 잘못된 거죠. 높이가 3m 이상이면 그리드를 넣어가지고 해야 하는데. 공사비가 많이 들어가니까."]

실제로 설계 담당자는 비용 문제 때문에, 사면의 안전성에 대한 토질조사를 안 하고, 추정치에 근거해 설계했다고 털어놓습니다.

[설계사 관계자/음성변조 : "(지반이) 안정이 됐다는 가정하에 설계를 하는 거죠. 돈 천만 원 들여서 더 할 필요 없는 거잖아요."]

이에 대해 양구군은 붕괴 방지 설계가 반영 안 됐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전문가의 설계라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믿고 공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노지영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노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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