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홍명보' 첫 출사표.."전력 반토막이지만 1승은 챙겨야죠"
외인 빠지고 주축 부상 '과도기'
신형민·이동준·김지현에 기대
[경향신문]
“그래도 1승은 챙겨야죠.”
2020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출사표를 내놓는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53)의 목소리에선 아쉬움이 느껴졌다. 오랜만에 현장에 돌아온 홍 감독은 29일 울산 선수단과 함께 김해공항을 거쳐 결전지인 카타르 도하로 떠났다.
그는 출국에 앞서 기자와 통화하면서 “아직 완벽한 준비를 하지 못했지만 23명의 선수와 최선을 다하고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FIFA가 주관하는 클럽월드컵은 대륙별 우승팀이 한자리에 모여 세계 최고 클럽을 가리는 무대다. 최고의 무대인 만큼 우승 상금도 500만달러(약 56억원)에 달한다. 유럽과 남미에서 항상 우승팀이 나온 가운데 아시아에선 일본의 가시마 앤틀러스(2016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알아인(2018년)이 두 차례 결승전에 올랐다. 한국에선 포항 스틸러스가 2009년 3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다.
홍 감독도 자신의 복귀전인 이번 대회를 욕심낼 만하지만 울산이 새로운 팀으로 바뀌는 과도기라는 것이 고민이다. 지난해 K리그1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모두 득점왕에 올랐던 주니오가 새로운 팀으로 떠난 것을 비롯해 외국인 선수들은 사실상 전력에서 제외됐다. 여기에 이청용과 홍철, 고명진, 이동경 등 주축 선수들도 부상으로 빠진 터라 전력이 반토막 났다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다. 홍 감독은 “독일 바이에른 뮌헨과 같은 강팀과 만날 기회가 쉽지 않다. 지난해 ACL에서 우승한 전력을 고스란히 데려갔다면 성적을 욕심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울산은 다음달 4일 북중미 챔피언이자 멕시코 강호 티그레스와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홍 감독은 “티그레스는 이미 시즌을 치르고 있어 경기력에 물이 올랐더라”고 경계했다. 홍 감독이 믿는 구석은 새롭게 합류한 신형민과 이동준, 김지현 3총사의 활약이다. 홍 감독은 “전력이 온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세 선수가 얼마나 잘해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울산이 티그레스를 꺾는다면 31일 결정되는 남미 리베르타도레스 우승팀과 만난다. 반대로 울산이 진다면 개최국 자격으로 참가한 카타르 알두하일과 아프리카 챔피언 알아흘리 경기의 패자와 5~6위 결정전으로 밀려난다. 홍 감독은 “1승은 챙기고 돌아가고 싶다. 그게 아시아 챔피언의 자존심”이라며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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