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3 '수사학'

2021. 1. 2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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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이오 프레시안대전세종충청본부장]
▲고유서가 시리즈 ⓒ프레시안(함이오)
우리는 수사학을 대체로 매우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얄팍하고 기만적인 언어와 동의어로 실제 내용과 반대말이라고 생각한다.
플라톤이 지적한 수사학 공격 '수사학은 논리적 대화의 적이라는 영향' 때문일 것이다, 나찌가 이기적으로 악용한 점도 부인 할 수 없다. 표면적으로는 이렇다.

언어는 일종의 이데올로기 지문이다, 수사학의 표면이 아니라 이면을 보아야 한다. 연설자가 아무리 핏대를 세우더라도 소음주위의 의미있는 침묵, 생략과 말하지 않는 것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저 관찰하기만 하고서도, 또한 마음껏 얘기하게 내버려두고서도 얼마든지 알 수 있고, 말씀하시지 않는 것까지도 눈치 챌 수 있습니다." 에리엇 희극 칵테일 파티의 말처럼.

우리는 언제나 누구나 시각적, 언어적, 가상적(sns)으로 자신의 인격을 외부에 투사한다. 그리고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의 경계는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흐릿하다. 개인적 수사학은 개인의 사회적 정체성을 이루는 중요한 바탕이며 이 정체성은 정치적 언어와 공적 언어의 토대가 된다. 알든 모르든.

민주사회에서 설득력 있는 공적 발언을 주고 받아야 신뢰와 결속이 다져진다. 수사학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고 수사학에 대한 비판적 안목을 키우고 자신의 수사학을 개선한다면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텍스트의 발화의 의미와 중개, 수용 절차와 언어와 사상의 수사학만이라도 이해하면 표현의 수단으로만이 아니라 생각의 생성 수단이기도 함을 알아가는 것이다.

언어 자체가 은유다

소피스트가 확률론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은 아테나의 상황에서 소크라테스 죄와 처형에 편을 든 죄? 때문인지도 모른다, 소크라테스, 플라톤은 소피스트를 반대한 소피스트로 세기의 탁월하고 걸출한 주장과 논쟁으로 굴복 시켰다. 그러나 정치인과 법률가들은 허울뿐인 용어를 써가며 희롱하는 것을 지적하고 웅변의 비합리성과 공적 언어 남용, 허울을 의심하는 것은 오늘날까지도 계속되고 있으니 말이다.

언제나 서민의 삶을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것은 항상 서민의 대표가 아니라 지식인들이며 늘 그들에게 투표하는 서민들의 아이러니라고나 할까!
'군중앞에서 떠드는 달변가에게 투표하고 머릿속에서 자유자재로 문제를 푸는 현인을 깔보는 대중의 생리'처럼. 인간 정신을 과학적으로 확증하는 어려움이 거짓말쟁이 일지언정 왜 능변가를 선호하는지 수사학을 이해하면 비판적으로 가려낼 수는 없을까를 숙고한다면 수사학은 충분한 역할이 있지 않겠는가?

어쩌면 초기 소피스트들은 웅변에 현혹되지 말아야한다, 수사학의 올바른 사용과 잘못 사용되는 수사학의 비판이 소피스트 수사학의 적극 사용자로 각인 시키는데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변심한 공산주의자가 좌파를 심각하게 공격하는 현대인의 모습이 겹친다)
소피스트들은 수사학의 허구와 공적 언어의 남용등 뭔가 잘못된 것을 즉흥적으로 알고 있었으나 결정적으로 더 뛰어난 설득력 있는 소피스트들에게 논리를 점령당한 심정적 현인들이었을 뿐이다.

플라톤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에 이르러 에토스(성품), 파토스(청중의 감정), 로고스(논리 또는 담화) 체계적인 정리가 이뤄진다. 이로부터 로마 공화정은 남성들의 연기적 웅변과 신체적 쇼맨십 문학적 생산물들이 넘쳐나게 된다. 이중에는 우리가 아는 아주 설득력 있는 웅변들이 다수 있다. 키케로 웅변술, 안토니우스의 케사르 웅변, 마르쿠스 파비우스 퀴틸리아누스 웅변교수론 등이 꽃을 피운다.

기독교의 번성과 함께 중세 이전까지는 여러 방면에서 고대 그리스 학문들은 암흑기를 맞이한다. 많은 작품이 사라지고 잊혀진 뒤엔 간혹 기독교 설교술에 수사학이 등장하나 이교도의 학문이라는 의혹의 눈길 때문에 무시된다. 그러나 르네상스는 세속의 학문을 외면하기 힘들게 만든다, 그리스와 비슷한 시기 독립적인 중국의 수사학이나 로마의 지배지 중동지역의 수사학은 유산으로 남아 계승된다.

18세기 신문과 대의기구 성장은 수사학의 전달과 수용 방식에 영향을 준다. 데이비드 흄은 근대는 고전기에 비해 철학에서 뛰어나고 능변에서 훨씬 열등하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흄은 법률의 다양성과 복잡성과 법정에서 고대의 꼼수보다 근대의 합리적 변론 증거와 증인이 더 중요해 졌기 때문이고 즉 공공의 담화에서 파토스(청중의 감정)에 호소하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연설은 평범해졌다고 말한다. 반대로 애덤 스미스는 상업이 발전하며 상거래에서 언어의 노릇이 산문 수준으로 향상되었다고 말한다.
프랑스 혁명 등 당시 사회 정치적 분위기는 공적 숙의와 조악한 포퓰리즘에 이성, 자유, 자연법에 대한 호소가 선동과 독설로 치닫기도 하며 언어에도 혁명적 상황을 가져온다. 왕과 종교적 색체 또는 반혁명적 언어들이 일부 퇴출 되고 혁명과 관련된 새로운 언어들이 등장하게 된다. 변호사 혁명가 로베스피에로, 루소와 볼테르, 수많은 정치 클럽, 새로운 정기간행물들, 급진파, 개혁파, 보수파, 왕당파 이들의 모든 표현은 언어를 통한 혁명의 전파였다.

메타를 파악하라

미국의 정치인은 유권자를 만족 시키기 위해 불필요한 말을 많이 한다. 반면 영국의 정치인은 선거제도 덕에 아예 연설을 하지 않는 의원도 많다. 선거구민에 보다 의지하게 하는 선거제도는 입법부의 행위와 언어에도 영향을 준다. 이러한 법률은 사건 자체에 영향과 함께 사건을 다루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치적 구조에 따라 수사학의 형태는 달라진다(토크빌 조사)

'정치적 논쟁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작은 논쟁일지라도 종종 인간에게 매력을 주는 어느 정도 깊이를 지닌다.'(토론에 의한 통치) 백인 남자 부유층 위주의 토론이고 참여로 유색인종 여성 빈민 등 소외 집단은 제외 된다는 문제가 있지만.

수사학은 정치 법률 상업 또는 인간의 언어와 글이 필요한 어느 곳에서나 특정한 규칙이나 일관 또는 통일된 정형이 없이 간접 직접 또는 극단 보수 진보들에게 다양한 방법과 새롭고 창의적인 모습으로 쉽게 다가갈 수 있게 수시로 변신을 거듭할 수 있는 특징을 지녔다. 통치학, 통치자의 교육체계. 부도덕한 정치인 법률가의 대중 속이기 기법 등으로 논란에 휩싸이며 사용되는 기법 기술로 인식되어 있다.
언어의 가변성 만큼 수사학은 의도와 효과를 위해 가변적으로 다양한 통로가 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당면한 상황에서 기회를 찾는' 유연성만큼 다양한 문체를 드러내는 것이다.
그는 크게 세 갈래로 정리했다, 법정 등 법적 상황에서 사법적 연설, 찬양과 비난을 위한 제시적 연설, 투표자나 입법권자를 유도하는 토론적 연설로 구분해 했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구분되어 있는 듯 하나 실제는 혼용되거나 역설을 위해 반전적으로 장르를 넘나들며 사용되기도 한다.

또 수사학의 규범을 발상 배열 표현 기억 발표의 다섯가지 요소가 있다고 말한다, 또 본질 흐리기나 쟁점(스타시스) 기법, 발상의 화제를 유도하는 토포스 기법 등이 있다. 이런 모든 기법, 표현과 기술은 결국 언어를 통한 설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정치 사회 민족 법률 상업 문학들에서 단순 직설 뜬금 혼란 유도 대변 방어 공격 말바꾸기 응수 등 파상적 현상을 통해 청중과 타인에게 미묘한 자극을 주기 위해서다. 버릇 말투 억양 몸짓 어조 세련을 가만하며, 암기 기억 원고 프롬포트 PPT등을 이용한다.

두운문, 수사의문문, 삼절문, 대조법, 비유법, 은유법과 중의성, 동의반복, 수구반복, 결구반복 등을 최대한 활용 암시한다. 삼절문 효과 프랑스 혁명의 자유, 평등, 박애. 미국 독립선언문 생명, 자유, 행복추구는 성공적인 비유와 은유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엔티메마(유턴하고 싶으면 여러분이나 유턴하세요, 숙녀에게 유턴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전임자의 유턴을 비꼰 대처의 전당대회 연설 중), 생략삼단논법과 메타담화가 있다, 메타담화는 "제가 주장하려는 바는…제가 입증한 것처럼…그것은 상당히 어려운 과제라 생각됩니다…" 등의 문구로 대상을 설명하는 전개를 예측하게 하여 메시지를 강조하는 방식이다, 반대로 상대가 주장할 논점에 미리 예방주사를 놓는 예변법도 있다. 역언법은 어떤 사안을 짐 짓 건너 뛰어 오히려 주위를 끄는 수법으로 주제를 드러나게도 하고 감추기도 할 수 있다,

언어를 이용하여 상상과 현실을 일치 시키려는 시도의 모든 기법에 청중이 속아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 그런 수사적 기법을 연구하는 내포작가가 있다면 청중이다.

[함이오 프레시안대전세종충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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