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만에 또 부산 간 이낙연 '가덕도신공항' 올인
국민의힘은 현지 지지율 하락 속 TK 의원들의 반발 겹쳐 딜레마
김종인, 다음달 1일 가덕도 방문해 신공항 관련한 입장 밝힐 예정
[경향신문]
가덕도신공항이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여당은 가덕도신공항 건설 특별법을 2월에 처리하겠다며 속도전을 강조했다. 선거 승리의 지렛대로 보고 총력 추진을 약속한 것이다. 야당 역시 가덕도신공항 추진으로 부산 민심을 잡으려 한다. 하지만 대구·경북(TK) 의원들이 내부에서 반발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당 내분과 부산 선거 사이 딜레마에 빠진 상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부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민주당은 부산 시민에게 더 이상의 희망고문을 드리지 않겠다”며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21일 방문 이후 8일 만에 또 부산행 열차에 올랐다. 이 대표는 “설령 야당 지도부가 반대한다고 해도 저희는 갈 길을 가겠다”며 단독 처리 가능성도 거론하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가덕도신공항을 두고 국민의힘에서 부산·경남(PK)과 TK 의원들 사이 내분이 일자 그 틈새를 공략한 것이다.
민주당은 가덕도신공항 건설 공약을 부산 대첩에서 승리를 가져다줄 핵심 무기로 보고 있다. 가덕도신공항 ‘한 방’으로 열세였던 부산 지지율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민의힘과는 달리 지역 이해관계가 걸린 TK 지역 의원들이 민주당 내에는 없다는 점도 유리하다.
한국갤럽이 지난 26일부터 3일간 전국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오차범위 95% 신뢰수준 ±3.1%포인트), 부산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 격차는 일주일 사이에 상당히 좁혀졌다. 부산·울산·경남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와 같은 22%였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7%포인트 하락한 29%였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앞서지만, 민주당이 추격하는 추세다.
다만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부산 비하 발언 논란도 있었다. 부산시당 위원장인 박재호 의원이 “우리 부산에 계신 분들은 조·중·동, TV조선, 채널A를 너무 많이 보셔서 어떻게 나라 걱정만 하고 계시는지 제가 한심스럽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논란이 되자 사과했다.
국민의힘은 가덕도신공항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부산 민심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TK 의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더 이상 흔들릴 수 없다고 판단, 다음달 1일 가덕도를 방문할 예정인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신공항 추진과 관련해 긍정적 입장을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당 ‘투톱’ 중 한 명인 주호영 원내대표는 가덕도신공항 추진에 부정적 입장이다. 지난 25일 비공개 비대위에서도 김 위원장이 “부산을 찾아 가덕도신공항 문제를 언급하겠다”고 하자 주 원내대표는 “예비타당성조사 문제도 끝나지 않았다”며 반대했다. 주 원내대표의 지역구는 대구다. 전날 TK 의원들은 ‘TK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에 맞불을 놓은 셈이다.
김 위원장으로선 당 내분과 부산시장 선거 공략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가덕도신공항 문제에서 민주당보다 몸이 무거워졌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부권 신공항을 두고 TK와 PK가 분열한 지도 20년이 됐다”며 TK와 PK에 모두 관문공항을 하나씩 건설하자고 주장했다.
박순봉·박홍두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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