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불안을 해소하라

노도현·정유진·이윤정 기자 2021. 1. 29. 20:5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령층 면역효과 둘러싸고
독일 "불확실" 영국 "안심"

[경향신문]

국내, 내달부터 접종 시작
백신 임상시험 결과보다
접종 중인 영국 데이터를
더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정부가 고령층이 대부분인 요양병원 입소자에게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독일 보건당국이 이 백신을 65세 미만에만 접종하라고 권고했다. 고령층에 대해 충분한 임상시험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부 계획대로 올해 11월 중 집단면역을 달성하려면 고령층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과성 여부를 면밀히 살펴 혹시 있을지 모를 접종 거부감을 사전에 불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일의 질병관리청 격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 산하 예방접종위원회는 28일(현지시간) 낸 백신 접종 가이드라인 초안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8~64세에만 접종하라”고 권고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전했다. 예방접종위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다른 백신들만큼 예방효과가 있지만 65세 이상에 대한 연구 결과가 충분치 않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임상시험에 고령자가 적게 참여한 건 사실이다. 3상 임상연구 대상자 2만3745명 중 65세 이상은 9.7%에 불과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65세 이상 데이터가 적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2상 시험 연구 때 고령층에도 충분한 면역효과가 발생한다는 사실이 이미 입증됐다”고 반박했다. 전 연령층에 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영국 정부도 “고령층에도 충분히 안전하며 효과도 뛰어나다”는 입장이다. 메리 램지 영국 공중보건국 예방접종책임자는 “접종 후 고령층의 면역 반응을 살펴보면 안심해도 되는 수준”이라고 BBC방송에 말했다.

국내에선 다음달 말부터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시작한다. 1분기 우선접종 대상에는 요양병원·시설 입소자와 종사자 등 75만명이 포함돼 있다. 요양시설 입소자는 대부분 고령층이고, 이들은 직접 접종센터를 방문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 대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면역효과가 믿음을 얻지 못할 경우 고령층이 접종에 거부감을 갖거나 정부의 백신 접종 일정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방역당국은 “유럽의약품청(EMA)의 허가신청 자료 등을 살펴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의 보건규제당국인 EMA는 29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판매를 승인할지 결정한다.

전문가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 후 데이터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29일 통화에서 “독일은 지금 승인을 결정해야 하니 나와 있는 자료를 보수적으로 해석한 것”이라며 “이미 한 달 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의 데이터를 확보해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변이 바이러스도 집단면역 형성의 걸림돌이다. 성백린 백신실용화사업단장(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은 전날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변이는 현재의 백신으로 커버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향후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처럼 상시화될 경우를 미리 상정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 계획대로 접종하려면 백신 물량도 예정대로 도입돼야 한다. 그런데 해외에선 ‘백신난’이 현실화했다. 최근 영국과 EU는 부족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물량을 선점하기 위해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다만 한국이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백신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점은 긍정적이다. 미국의 노바백스는 28일 자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3상 임상시험에서 89.3%의 효과를 보였다는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노도현·정유진·이윤정 기자 hyune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