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장관실 앞에 가방?..마약범에 뻥 뚫린 정부청사
<앵커>
정부 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입니다. 한 남성이 가방을 던져서 넣고 높은 울타리를 넘어서 청사 안에 침입하는데요, 마약을 투약한 뒤 벌인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정부청사에서는 시간이 한참 흘러서 남성이 두고 간 가방을 발견할 때까지 침입 사실을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정준호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자정 무렵 한 남성이 울타리 너머로 가방을 던지더니 자신도 울타리를 뛰어넘어 어디론가 내달립니다.
이 남성이 침입한 곳은 정부 세종청사의 보건복지부.
지하 주차장을 통해 청사 안으로 들어간 남성은 3시간 뒤 당당히 정문으로 빠져나왔습니다.
오전 6시쯤 다시 돌아온 남성이 이번에는 정문으로 들어가려다 제지당할 때까지도 사전 침입 사실을 누구도 몰랐습니다.
정부청사관리본부가 경찰에 신고한 건 오후 2시 30분, 침입한 지 약 15시간 만입니다.
알고 보니 이 남성이 복지부 장관실 앞에 가방을 두고 갔는데 정오 무렵에야 청사 상황실이 이 가방의 존재를 파악하고 뒤늦게 청사가 뚫린 걸 알게 된 것입니다.
[정부청사관리본부 관계자 : 기본적으로 한 번 CCTV를 돌려보거든요. 그때까지는 뭐 이렇게, 여러 가지 인지를 못 했는데 우리 상황실에 12시경에 가방이 접수되고…정밀하게 조금 보고 그다음에 2시 반에 이제 (침입 사실을) 확인했죠.]
가방 안에선 주사기와 "코로나로 고생하는 복지부에 감사하다"는 내용의 자필 편지가 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검찰은 지난 15일 건물 침입과 마약 투약 혐의 등으로 남성을 구속기소 했습니다.
환각 상태에서 저지른 일이라고 진술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청사 관제실은 지켜봐야 할 CCTV가 많아 침입 순간을 놓쳤다고 해명했지만 국가 최고 등급 보안 시설이 무력하게 뚫린 데 대한 근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 영상편집 : 박기덕)
정준호 기자junho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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