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절로 사라지지 않는 편견..어떻게 작동하며,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책과 삶]
[경향신문]
편견
제니퍼 에버하트 지음·공민희 옮김
스노우폭스 | 372쪽 | 1만7000원
스탠퍼드대 사회심리학 교수인 저자 제니퍼 에버하트는 인종 편견 관련 전문가다. 에버하트는 경찰을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 겪은 일을 소개한다. 강연을 마친 뒤 한 경찰이 다가와 경험담을 말했다. 위장근무 중이던 경찰은 남루한 차림의 흑인을 목격했다. 경찰은 그가 위험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남자와 시선이 마주쳤을 때 경찰은 충격받았다. 남자는 유리창에 비친 자기 자신이었다. 흑인 경찰조차 흑인을 범죄와 연관짓는 편견에서 자유롭지 않았던 것이다.
미국 바깥 사람에겐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미국에선 종종 일어난다. 공원에서 장난감 총을 가지고 놀던 12세 흑인 소년이 경찰 총에 맞아 죽는다. 스타벅스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던 흑인 청년 2명이 직원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된다. 지난해 미국을 뒤덮은 블랙라이브스매터도 경찰에 대한 불복종 운동이었다. 불평등한 삶의 조건은 인종 전체에 대한 편견을 낳고, 편견은 다시 불평등을 강화한다.
편견은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신경생물학적 현상이기도 하기에,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 정책적·기술적 개입이 필요한 이유다. 에버하트는 몇가지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많은 미국의 공공기관 근무자들은 ‘암묵적 편견 교육’을 받고 자신을 돌아본다. 스타벅스 역시 흑인 손님 체포 사건 이후 전 미국의 매장을 일시적으로 닫고 교육을 실시했다. 오클랜드 경찰은 보디캠을 사용해 무분별한 무력 사용을 줄였다. 다만 에버하트는 사회에 다양성이 증가하면 특권의 주체와 역할이 달라져 불협화음이 나올 수 있으며,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불편함을 감수할 의지도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편견에 대한 책에서 ‘귀머거리’ 같은 번역어를 쓴 점은 의아하다.
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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